유재필/ 사진 제공=F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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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MC만 133번…'쇼케이스계의 유재석' 유재필, 대박날 느낌 있는 남자 [TEN인터뷰]
<김지원의 원픽>
여러분의 마음에 저장될 단 한 명의 스타를 소개합니다. 당신의 '원픽'이 될 인물, 텐아시아 김지원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있을 재, 느낌 필! 느낌 있는 남자, 유재필입니다."

유재석, 유재필. 이름마저 비슷하다. 국민 MC 유재석을 롤모델로 삼은 유재필은 어느새 '아이돌 쇼케이스계의 유재석'으로 불릴 정도로 존재감을 키웠다.

개그맨 유재필을 최근 서울 성동구 FNC엔터테인먼트 성수 사옥에서 만났다. 유재필은 지난 2015년 SBS 1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SBS '본격연예 한밤' 리포터로 활동하던 그는 대체 불가한 아이돌 쇼케이스 MC로 활약하고 있다.

유재필은 안정적인 진행 실력으로 최근 쇼케이스 현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는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MC로서 총 133회 무대에 올랐다. 이 가운데 K팝 관련 행사만 101회다. 미디어 쇼케이스는 물론 팬 쇼케이스에도 자주 모습을 비춰 K팝 팬에게 반가운 얼굴이 됐다.
유재필/ 사진 제공=F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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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러브콜이 쏟아지는 인기 MC가 된 유재필. 비결을 묻자 그는 "비주얼"이라고 답하며 부끄러운 듯 웃었다. 이어 "생김새를 말하는 게 아니라 톤앤매너의 측면을 의미한다"며 "스타일링을 그날 무대에 서는 아이돌과 비슷하게 준비해 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재필은 쇼케이스 무대에 늘 아이돌 그룹과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 마치 한 팀인 것처럼 어우러진다. 유재필은 "박경림 선배가 방송 제작발표회 MC를 볼 때 톤앤매너를 잘 맞춘다"며 "가요 쪽에서도 이를 잘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재필은 가수들과 심적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멤버들과의 케미스트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긴장을 안 하게 하려면 케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얘기도 친해지고 케미가 쌓이면 재밌게 풀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 보는 아티스트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방법도 고민했다. 유재필은 "조그만 케이크를 사서 선물한다. 작은 축하가 큰 축하가 될 때가 있더라. 케이크가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새 앨범이 발매되는 걸 다 같이 축하하는 거다. 그러면 함께 잘해 보자는 마음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MC로서 유재필만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연구했다. 본인의 손에 가장 잘 맞는 펜까지 찾아 나섰을 정도. 평소 유재필은 쇼케이스 무대에서 기자의 질문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가수에게 전달한다. 반대로 가수의 답변 중 헷갈릴 만한 부분을 재차 정리하기도 한다. 그는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양쪽 주머니에 펜부터 장착한다. 가끔 하나 빠질 때도 있는데, 그럴 땐 다른 주머니에 있는 걸 쓴다. 두 개를 챙기는 건 펜이 없으면 큰일 나기 때문이다. 이게 질의응답 시간 나의 무기다"라고 말했다.

유재필은 "최근 태블릿PC를 샀다. 한 행사에서 큐카드 대신 태블릿PC를 쓰는 걸 본 게 계기였다. 지방 행사 등 종종 큐카드가 없는 행사 무대에 오를 때가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 태블릿PC를 챙겨 다닌다. 시계, 수첩, 태블릿PC, 그리고 볼펜 두 개. 나의 'MC 박스' 구성품이다"라고 했다.
유재필/ 사진 제공=F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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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개그맨인 만큼, 개그맨으로서의 끼도 분출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열린 그룹 아홉 쇼케이스 현장에서 인중에 나무젓가락을 붙이고 등장했다. 피노키오를 연상케 하는 모습에 여럿 웃음을 터트렸다. 아홉의 새 타이틀곡명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싫어해'를 살린 센스 있는 퍼포먼스였다. 유재필은 "아티스트에게 피해 안 끼치는 선에서 내 어필도 되면 좋지 않나. 사진 기사가 많이 나왔더라"라며 웃었다.

개그맨으로 데뷔해 MC의 길을 걷게 된 데는 유재석의 영향이 컸다. 그는 "롤모델인 유재석 선배가 개그맨 공채 출신"이라며 "공통점을 만들고자 나도 개그맨 공채 시험을 봤다"고 했다. 그는 바람대로 공채에 합격해 '웃찾사' 무대에 섰다. 그러나 2017년 이 프로그램이 폐지됐고, 이를 계기로 그는 유재석이 간 길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유재석이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로 활동한 걸 롤모델 삼아 리포터의 길을 가기로 한 것. 그는 "직접 프로필을 들고 방송국에 찾아갔다"며 "그 자리에서 면접을 보고 리포터가 됐다"고 전했다. SBS '본격연예 한밤' 리포터로 활약하던 그의 모습을 눈여겨본 업계 관계자들이 자연스럽게 쇼케이스 MC로 그를 찾기 시작하면서 유재필은 본격적으로 MC의 길을 걷게 됐다.

아이돌 쇼케이스 MC는 유재필에게 특화된 자리다. 그는 지난 10월 그룹 앤팀의 한국 데뷔 팬 쇼케이스를 맡아 화제가 됐다. 서바이벌 오디션 시청자로서 앤팀을 오래 지켜봤던 만큼, 준비 과정에서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일본에서 활동하던 팀이 3년 만에 한국에서 데뷔하는 자리잖아요. 그들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고 있었고, 서사를 아니까 자연스럽게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쇼케이스 섭외가 들어오자 그는 프로그램을 다시 정주행하며 당시의 감정을 되살렸다. 무대와 뮤직비디오를 반복해서 보며 멤버들의 변화를 세심하게 체크했다. 유재필은 "예를 들어 '마키는 몸이 엄청 좋아졌다' 같은 포인트를 알고 가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재필/ 사진 제공=F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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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필은 데뷔 때부터 지켜본 아티스트들에게 각별한 애정이 있다. 그는 "응원하던 친구들이 잘되는 걸 보면 큰 원동력이 되고 동기부여가 된다. 열심히 하는 친구들은 결국 잘 되더라. 내가 쇼케이스를 맡은 팀이 잘 되면 그만큼 행복하다"고 말했다. 유재필은 "킥플립은 데뷔 쇼케이스 때부터 해서 벌써 세 번째 함께했다. 이번 컴백 이후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팬들이 점점 늘어나는 게 눈에 보여서 기쁘다"고 말했다. 투어스 역시 첫걸음을 뗄 때부터 지켜본 그룹이다. 멤버들은 더 즐거운 쇼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유재필에게 조언을 구하며 부단히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마치 개그맨처럼 고민하고 연습하더라. 요즘엔 오히려 내가 배워야 할 정도로 예능을 잘한다"라며 감탄했다.

쇼케이스를 더 능숙하게 진행하기 위해 연기도 배웠다. 위기 상황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넘겨야 해서다. 유재필은 "사람이 늘 행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MC를 하면서 무대 위에서 내 기분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걸 배웠다. 그래서 연기 레슨을 받았다. 도움이 됐다. 자연스러운 미소도 짓고, 위기가 와도 나만의 웃음과 호흡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자연스럽게 배우 활동에도 나서게 됐다. 유재필은 '나의 해리에게', '나미브', '사계의 봄', '당신의 맛' 등 다양한 작품에 특별 출연했다. 지난 8월에는 숏드라마 플랫폼 비글루의 '연: 그날 밤, 종이 되다'로 사극에 도전했다. 이 기세를 이어 지난 10월에는 연극 '아니, 그러니까'로 대학로 무대에 섰다. 유재필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는 게 재밌다. '극한직업'을 관객이 꽉 찬 영화관에서 봤다. 재미있어하던 관객들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그걸 보면서 코미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MC인 동시에 드라마나 영화에도 나오는 사람이 몇 없었잖아요. 그렇게 살아보고 싶어서 계속 갈고닦는 중입니다." 어려서부터 K-팝을 사랑했다는 유재필. 초등학교 5학년 때는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에 나갔고, 2013년 방송된 엠넷 '슈퍼스타 K5'에도 출연했다. 가수로서도 활동 중이다. 내년 초 발매를 목표로 신곡 작업 또한 꾸준히 하고 있다. 유재필은 "MC로서는 나를 드러내면 마이너스다. 아티스트가 빛나야 좋은 그림이 나오니까. 하지만 나의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발산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했다. 노래하거나 춤출 때는 내 호흡대로 해도 되고, 나를 드러낼 수 있어서 재밌다. 그래서 가수로서 무대에 설 때, 퍼포먼스를 할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유재필/ 사진 제공=F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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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필에게 K팝이란 어떤 존재인지 물었다. "답변 잘하고 싶어요!"라며 한참을 고민하던 유재필은 "우리는 베스트 프랜드예요. 평생 친구로 남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유재필은 MC이자 가수로서 늘 K팝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호흡하고 있다. 그는 "베프들 덕분에 산다. '방배동 찌질이'라는 친구들이 있다. 힘들 때 이 친구들을 만나면 마냥 행복해진다. K팝도 마찬가지다. 지쳤을 때 들으면 힐링되고 행복해진다"며 K팝을 향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쇼케이스계의 유재석'이라는 평가에 대해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드는 한편 부담감도 든다"고 밝혔다. 유재필은 "오랜 기간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유재석 선배가 정말 대단해 보인다. 앞으로 '쇼케이스계의 유재석'이라고 불러주시는 분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노래도 내고, 배우 활동도 하면서 다방면에서 더 많은 매력을 보여드리겠다"며 "꿈이 있다면 더 열심히 해서 유퀴즈에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는 "'본격연예 한밤'을 함께했던 김구라와 재회하기를 기대한다"며 눈을 반짝였다. 유재필은 "개인기가 몇 개 없다. 그래서 누군가 개인기를 시켰을 때 그걸 대체할 만한 게 필요하다. 개인기 대신 노래를 메들리를 준비했다. '유재Feel', '유재Chill'은 정말 나를 소개할 수 있는 노래"라고 했다. 이어 "MC를 더 잘하기 위해서, 예능을 잘하기 위해서 가수도 하고 배우도 한다. 전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예능인이자 MC로서 다방면으로 활약하고자 한다"고 말하며 열정을 보였다.

"결혼식 사회도, 컴백 쇼케이스 MC도 누군가의 행복한 자리에 함께하는 거예요. 즐거운 순간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웃찾사'는 끝났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 웃음을 찾아주는 역할로 남고 싶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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