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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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유괴의 날'에 특별 출연을 했어요. 그때 박유영 감독님께 '다음 작품에도 꼭 저 불러주셔야 한다'고 말씀드렸고, 감독님도 약속해 주셨습니다."


주현영이 ENA 월화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이하 '부세미')에 나오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한 '부세미' 종영 인터뷰 자리에서다. 최근 '부세미'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ENA 역대 시청률 2위인 전국 7.1%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부세미'는 흙수저 경호원 김영란(전여빈 분)이 시한부 재벌 회장 가성호(문성근 분)와 계약 결혼을 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범죄 로맨스다. 주현영은 극 중 가회장 저택의 도우미이자 영란의 룸메이트 백혜지를 연기했다. '부세미'의 진짜 정체를 아는 몇 안 되는 인물이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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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영은 2023년 방영된 ENA '유괴의 날' 10화에 잠깐 등장해 해커 역을 맡았다. 그로부터 2년 뒤 박유영 감독의 차기작인 '부세미'에서는 특별 출연이 아닌 고정 캐릭터로 발탁됐다. 그는 "특별 출연했을 때도 너무 좋았고 정말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부세미' 캐스팅 당시 혜지 역할만 비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여러 고민 끝에 감독님께서 2년 전에 저와 했던 약속이 떠올라서 연락을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주현영은 "혜지는 굉장히 밝고 통통 튀지만 동시에 서늘함도 있는 친구다. 내가 연기하면 새로운 면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양면적인 매력을 끄집어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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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해 '괴기열차', '악마가 이사왔다'에 출연했다. 이밖에 '러닝메이트', '아마존 활명수', '가두릿횟집', '낭만닥터 김사부3', '웨딩 임파서블', '손해 보기 싫어서' 등에 특별 출연하며 눈길을 끌었다.

끊임없이 특별 출연이 이어지는 이유에 관해 주현영은 "제안이 들어오면 가급적 수락하고 있다"며 "분량이 적더라도 캐스팅 과정에서 나를 떠올려준 것 자체가 매우 영광스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극에 필요한 역할을 맡는 거라 생각하니 감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스팅 연락받을 때마다 정말 감동받아요. 아무나 맡을 수 없는 자리에 저를 불러주신 거잖아요. '꼭 현영 씨가 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습니다."

주현영은 "나를 캐스팅한 구체적인 이유를 직접 듣진 못했지만, 그래도 작품에 도움이 될 거라 판단한 것 아닐까. 좋은 영향을 끼칠 기회라고 생각하며 특별하게 나만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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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영은 2019년 단편영화 '내가 그리웠니'로 데뷔했다. 같은 해 시작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코리아 리부트'에서 '주기자' 캐릭터를 연기해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SNL' 흥행을 이끈 그는 지난해 1월 이 프로그램에서 공식적으로 하차했고,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배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강렬했던 '주기자' 이미지가 남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있었다. 그는 이런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듯이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맡으며 배우로서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는 라디오 '12시엔 주현영'을 진행하며 활동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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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축복 같은 일들이죠. 이 업계에서는 꾸준히 활동하기가 어려운데, 이렇게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해요. 저도 한동안 작품 공백이 있었어요. 그 시기에 운 좋게 라디오를 시작할 수 있었고, 영화도 두 편 개봉했죠. 그런 천운을 맞은 덕분에 '부세미' 촬영에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주현영은 "작년에 작품은 하지 않았지만, 덕분에 라디오에 집중할 수 있었다. 컨디션이 조금만 달라져도 청취자들이 바로 느낄 수 있겠다는 책임감에 좋아했던 혼술도 끊고 목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통사고 이후 쉬면서 건강이 훨씬 좋아졌다. 회복 기간에 모든 게 리셋된 기분이었다"며 "이 덕에 '부세미' 촬영에 더 힘을 쏟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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