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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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힘들고 지친 순간, 손을 내밀어준 은인은 잊지 못한다. 스타들에게도 이러한 은인들이 있다. 배우 박중훈은 선배 안성기 덕에 사고 없이 연예계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했고, 배우 정웅인은 장항준 감독 덕에 데뷔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배우 선우용여는 방송인 김경란 덕분에 '골든타임'을 사수했다.

박중훈은 안성기에게 각별한 마음을 갖고 있다. 박중훈은 안성기와 '칠수와 만수'(1988)부터 '투캅스'(1993),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라디오 스타'(2006) 등 자신의 대표작을 모두 함께했다. 그는 지난 3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에서 안성기에 대해 "둘도 없는 사이다. 안성기는 연기 동반자이자 아버지 같은 선배"라고 말했다. 또한 "내가 풍선이라면, 선배는 날아가는 풍선에 돌을 매달아 준 사람이다. 그 돌이 없었으면 날아가다가 터졌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과거 다른 방송에서도 박중훈은 안성기를 향한 존경심과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안성기에 대해 "한결같은 분이다. 연예계에서 자기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선배님은 그것과 반대"라고 했다. 또한 "차로 비유하자면 안성기 선배는 시속 80km로 달리는 튼튼한 트럭이고, 나는 시속 180km로 나갈 수 있는 스포츠카이다. 그런데 내가 추월하지 않고 온 거다. 그래서 내가 사고가 안 난 것 같다. 앞에 트럭이 없었다면 막 밟아서 일이 났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성기는 현재 혈액암 재발로 투병 중이다. 박중훈은 "몸이 많이 안 좋으시다. 얼마 전에 '선배님이 있어서 내 인생이 좋았다'고 했더니 힘없이 가녀리게 웃으시는데 마음이 많이 그렇더라.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고 털어놓았다.
정웅인, 장항준 감독. / 사진=텐아시아DB
정웅인, 장항준 감독. / 사진=텐아시아DB
정웅인은 "방송 데뷔를 장항준 덕분에 하게 됐다"면서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과거 장항준 감독은 '천일야화' 작가를 하고 있었는데, 김병욱 PD의 "동기나 선후배 중 안 뜬 친구 있냐"는 물음에 정웅인을 추천했다고. 덕분에 정웅인은 '천일야화'에 출연했고, 이후 4년간 영화 '조용한 가족', '반칙왕', 드라마 '은실이', '국희' 등 작품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장항준은 정웅인이 '긁지 않은 복권' 같은 느낌이었다고 한다.

정웅인은 '은실이' 촬영 때까지도 반지하에 살았다고. 그는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딱 그런 집에 살다가 '국희' 출연 후 1999년에 3층 아파트로 처음 이사했다"며 남다른 감회를 드러낸 바 있다.
사진=채널A '4인용식탁' 영상 캡처
사진=채널A '4인용식탁' 영상 캡처
선우용여는 김경란 덕에 목숨을 건졌다. 2016년 갑자기 뇌경색이 왔는데, 김경란이 그 예후 증상을 알아차린 것. 당시 두 사람은 한 건강 프로그램 녹화 중이었다. 선우용여는 동문서답을 하고 발음이 어눌해졌다. 이에 김경란은 녹화를 중단시키고 의사의 진단을 받게 했다고.

선우용여는 한쪽 팔이 올라가지 않는 뇌경색 전조증상을 보였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경란은 "평소의 선우용여와는 달랐다.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심해지더라"며 "다행히 건강 프로라 의사가 있었다. 그때가 골든타임이 아니었나 싶다"고 회상했다. 선우용여는 김경란을 "생명의 은인"이라고 칭하며 "잊어버릴 수 없다"고 연신 고마워했다.

인생의 위기 순간, 기적같이 은인을 만난 스타들. 이들의 미담과 더불어 끈끈한 우정과 유대감이 훈훈함을 자아낸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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