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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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3년 차인 배우 설경구도 난감했던 캐릭터이자 연출이었다. '굿뉴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촬영이 끝날 때까지 의심을 멈출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의 아무개 역 설경구를 만났다. 설경구는 야구모자에 청재킷 차림으로 다소 편안하게 인터뷰장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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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 설경구가 연기한 '아무개'는 이름도, 출신도 베일에 싸인 정체불명의 해결사로, 비상한 머리와 빠른 임기응변, 유연한 대처 능력으로 암암리에 나라의 대소사를 해결하는 인물이다.

설경구는 이번 작품으로 '불한당', '킹메이커', '길복순'에 이어 변성현 감독과 네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는 "'길복순' 끝나고 변 감독이 그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안 한다고 했는데 술자리에서 책(시나리오)을 주겠다더라. 그게 '굿뉴스'의 아무개였다"라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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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가 같은 감독과 4번의 호흡보다도 더 걱정됐던 건 바로 캐릭터와 연출에 대한 이해였다. 설경구는 "아무개는 다른 캐릭터와 안 섞이더라. 그것처럼 힘든 게 없다. 다른 배우들과 합이 맞는 것 같지도 않고. 처음엔 힘들었다.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도 거의 없다. 거의 혼자 떠드는 장면이 많다. 아직도 아무개라는 캐릭터를 잘 잡고 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변 감독은 아무개의 모습이 연기를 하는 콘셉트였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고. 이에 설경구는 "더 과장을 시키라더라. 그러다 보니 연극적으로 연기가 되더라. 손을 자꾸 쓰려고 하고. 아무개를 연기하는 사람으로 만들자고 했다. 찰나에만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 말이다. 재미보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감정을 표현하는 역할이 아니지 않나. 아무개는 왜곡된 걸 전달해주는 사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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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끝날 때까지 모든 것이 어렵고 의심됐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만족하는 설경구였다. 그는 "완성본을 보고 시나리오보다 더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촬영 때는 내 코가 석 자라 잘 돼가고 있는지 모르겠더라. 토론토와 부산에서 보고 더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특히 비행기 안 장면에는 내가 안 나와서 촬영본을 못 봤다. 엄청 좁고 더워서 고생했다더라"라고 밝혔다.

이미 4번이나 변 감독과 호흡을 맞췄는데, 두 사람의 5번째 만남을 기대해봐도 되는 걸까. 설경구는 "의뢰가 오거나 나와 맞는 캐릭터가 있으면 또 하겠다. 사람 일은 모르지 않나"하고 웃어 보였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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