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밤 10시 45분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육아와 살림에 지친 아내를 뒤로한 채, 온갖 핑계로 육아를 회피하는 '사춘기 부부' 남편의 일상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결혼 7년 차 26세 동갑내기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았다. 다섯 아이를 키우며 하루하루가 전쟁 같은 '사춘기 부부'는 "어릴 때 부모가 되어 미숙했던 점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만 14세 중학교 2학년 때 첫째를 낳았다고 밝혀 MC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결혼 전 낳은 두 아들과 현 남편 사이에서 낳은 세 딸까지 부부는 오남매를 키우고 있다. 남편은 "첫째, 둘째 아빠가 다 도망가 버렸다"며 "저라도 이 아이들과 아내를 지켜주고 싶었다"고 말하며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부부의 일상은 한마디로 살얼음판이었다. 아이들 앞에서 언성이 오가는 건 예사고 욕설과 거친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 남편은 아이들을 향해 "뭘 잘했다고 울어"라며 이마를 때리는 등 과도한 훈육을 일삼았다. 이에 아내는 "너도 잘못하면 내가 때려도 되냐"며 "적당히 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남편은 "난 세 번까지는 봐준다"며 "세 번 넘으면 체벌해야 한다"고 맞섰다.
아내 역시 지쳐 있었다. 아이들에게 "아빠 못 들어오게 문 잠가"라고 소리치거나 짜증을 내며 힘으로 제압하려는 모습이 이어졌다. 부부는 서로를 향해 "아동학대로 신고할까"라며 협박까지 주고받아 스튜디오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아내가 아침부터 아이들 등원을 챙기고 쌓인 집안일을 처리하는 동안 남편은 출근 30분 전까지 잠을 잤다. 퇴근 후에는 곧장 집으로 오지 않고 편의점에서 음료를 마시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다. 남편은 "육아를 도와주는 게 힘들다"며 "집에 들어가면 스트레스받는다"고 털어놨다.
출근한 아내 대신 집에 있던 남편은 아이들을 돌보기보다 방으로 들어가 눕기 일쑤였다. 심지어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애들이 엄마 없으면 안 잔다"고 조기 퇴근을 유도하기도 했다.

오 박사는 "아이를 키우는 건 함께하는 일이다"며 "돕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것이다"고 했다. 이어 "남편은 육아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아빠로서의 개념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보다 자동차가 더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건 아닐까"라고 했고 남편이 머뭇 거리자 "아니라고 대답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오 박사는 또 "시간은 우선순위의 문제다"며 "무엇이 더 소중한지를 스스로 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남편은 세차가 육아보다 우선이다"며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며 '아빠는 우리보다 자동차가 더 중요했어'라고 느끼게 되면 그건 너무 슬픈 일이지 않냐 부모로서 깊이 반성하고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오 박사는 "이 부부에게 필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다"며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이 아니라 함께 웃을 수 있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며 부부 모두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임채령 텐아시아 기자 syjj426@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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