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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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출신 배우 이엘이 완벽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앞서 그는 최근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고등학교를 자퇴했던 사실을 밝혔다.

지난달 28일(토), 8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SBS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에서 이엘은 '사마귀' 모방 범죄 수사팀의 최고참 형사 김나희 역으로 출연, 냉철함과 인간미를 동시에 지닌 인물을 입체적으로 완성하며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연쇄살인마 '사마귀'의 아들이자 팀장인 차수열(장동윤 분)에 대한 배신감 끝에 팀에서 나가달라 선언한 이후 7회 방송에서 나희는 홀로 정이신(고현정 분)과 대면하지만 협조는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과거 양육권 소송 이야기를 꺼내는 이신의 말에 감정의 깊은 골이 드러난다. 범인을 잡고 싶어 하는 절박함이 수열과 같다는 말에 나희는 복잡한 심경을 품게 된다. 이엘은 이 장면에서 감정을 폭발시키기보다 꾹꾹 눌러 담은 말투와 차오르는 눈빛으로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전했다.

8회에서는 나희가 인질 교환 현장에 나서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책임진다. 이정연(김보라 분)을 인질 삼아 정이신과 맞교환하자는 서아라(한동희 분)의 제안, 그리고 청장으로부터 받은 "정이신을 사살해도 괜찮다"라는 특별 지시까지. 형사로서의 책임과 인간으로서의 윤리,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였던 나희의 감정까지 맞물린 결정의 순간. 부상을 당하면서도 수열과의 공조로 범인을 체포해 내고 끝까지 수열을 돕는 과정은 극의 클라이맥스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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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엘은 복잡한 감정의 줄기를 하나의 눈빛으로 응축해냈다. 흔들리지만 무너지지 않고, 아프지만 냉철한 선택을 해야 하는 인물. 그 무게를 이해하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배우의 내공이, 마지막까지 화면을 압도했다.

이번 작품에서 이엘은 단 한 번도 과장되지 않았다. 한 회, 한 회 누적되는 감정과 내면의 균열을 말보다 눈빛과 침묵, 정제된 호흡으로 표현하며 김나희라는 인물을 층층이 쌓아 올렸다. 분노와 냉정, 갈등과 공조, 모든 것을 안고 선택한 결말까지 이엘은 흔들리면서도 단단한 인물의 감정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지난달 23일(화) 종영한 엄정화 주연의 '금쪽같은 내 스타' 속 화려하고 감정적이었던 고희영과는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 이엘은 이번 작품을 통해 말보다 강한 연기, 폭발보다 깊은 응축의 힘을 다시 한번 입증해냈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잔혹한 연쇄살인마 '사마귀'가 잡힌 지 20년이 지나 모방 범죄가 발생하고, 이 사건 해결을 위해 한 형사가 평생을 증오한 '사마귀'인 엄마와 예상 못한 공조수사를 펼치며 벌어지는 고밀도 범죄 스릴러로 8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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