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달콤함으로 가을 한강 물들인다…페스티벌 강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 [ATA프렌즈]
잔나비, 달콤함으로 가을 한강 물들인다…페스티벌 강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 [ATA프렌즈]
《텐아시아의 ATA프렌즈》
선선한 가을날을 아름답게 장식할 'ATA 페스티벌 2025' 출연진을 낱낱이 살펴봅니다. 페스티벌 라인업 제대로 알고 즐기기, 준비됐나요?

"자작곡만 들려주면 사람들이 자리를 떴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밴드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이나 비틀스의 'Hey Jude'(헤이 주드) 같은 노래를 불렀어요."

듀오 아티스트 잔나비가 최근 단독 콘서트에서 10여년 전 과거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과거에는 자신들의 노래가 인기를 끌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다른 아티스트의 인기곡을 불렀다는 설움(?)을 토로한 것이다.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잔나비는 지난 8월 인디 밴드로서는 최초로 서울 송파구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 입성했다. 밴드로서는 데이식스에 이어 두 번째다.

아시아 대표 음악 축제 'ATA 페스티벌 2025'가 약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잔나비가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잔나비는 서울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의 첫째 날인 27일(토) 무대에 오른다. 잔나비는 2014년 활동을 시작해 올해가 데뷔 10주년이다. 이들은 각종 페스티벌 등 무대에서 뛰어난 무대 장악력을 인정받고 있다.
잔나비, 달콤함으로 가을 한강 물들인다…페스티벌 강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 [ATA프렌즈]
잔나비는 원숙한 아티스트지만 MZ세대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잔나비가 지난 16일 모교인 경희대에서 공연하던 도중 생겼던 일이 이를 잘 보여준다. 당일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최정훈의 스탠딩 마이크가 넘어지는 돌발 상황이 생겼다. 그는 마이크를 잡으려다가 미끄러져 바닥에 넘어졌다. 마이크가 무대 아래로 떨어져 그는 노래 '사랑하긴 했었나요'의 첫 소절을 부르지 못했다. 하지만 관람객은 한마음이 돼 폭우 속에서 최정훈 대신 이 노래를 떼창했다. 몸을 일으킨 최정훈은 감동에 찬 목소리로 관람객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무대가 끝난 뒤에도 "오늘의 경희대!! 내 후배들!! 의욕이 앞서 등장하자마자 넘어졌고 그러면서 마이크가 무대 밖으로 나가떨어져서 첫 곡의 첫 소절을 못 부르게 됐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SNS에 적어 올렸다. 최정훈은 이어 "너희가 나 대신 주거니 받거니 다 불러주는 미친 센스를 발휘해서 무사히 마지막 곡까지 미친 텐션으로 공연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진짜 잊지 못할 해프닝이었고 너희들의 표정도 아마 평생 길이 기억에 남을 거다. 멋졌다. 나에게 귀감이 되는 오늘이었다. 고맙다 내 후배들!"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진 제공= 페포니뮤직
사진 제공= 페포니뮤직
잔나비의 무대 위 여유는 수많은 공연 경험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데뷔 앨범을 내기도 전인 2013년부터 서현역에서 버스킹을 했다. 그해 잔나비는 엠넷 '슈퍼스타K5'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이고자 노력했다. 매일 저녁이면 길거리에서, 그리고 홍대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다. 이후에는 수많은 대학 축제와 페스티벌 무대를 장식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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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은 특히 2023년 MC로서 KBS 음악 프로그램 '더시즌즈-밤의 공원'을 3개월간 진행했다. 이 경험을 통해 무대 매너, 팬을 조련하는 멘트 센스를 갖췄다. 그는 지난달까지도 KBS '불후의 명곡-록 페스티벌 in 울산' 스페셜 MC로 활동했다. 그가 오는 27일 ATA 무대에서 어떤 재치 있는 말들로 팬들을 즐겁게 할지 주목된다.

잔나비가 ATA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오는 27일에는 김준수, 페퍼톤스, 이무진, 십센치, 박혜원, 경서, 하이키, 세이마이네임, 황가람 등도 나온다. 행사 둘째 날(9월 28일)에는 김재중, 더보이즈, 투어스, 크래비티, 하성운, 피프티피프티, 82메이저, QWER, 유니스, 배드빌런, 뉴비트 등이 한강변을 꾸민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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