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 초청된 영화 '윗집 사람들'의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하정우와 공효진, 김동욱이 참석했다.
'윗집 사람들'은 밤마다 요란한 층간소음과 교성을 내는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는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하정우가 배우로도 출연하고 감독으로서 연출도 했다.
하정우는 "오랜만에 개막식에 참석했다. 16~17년 만에 개막식을 왔다. 부산영화제도 정말 오랜만에 왔다. 12년 전 '롤러코스터' 때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효진은 "언제가 마지막일지 기억 안 날 정도로 오랜만이다. 부산 여행은 왔었지만 일과 함께 행사로 온 게 오랜만이다. 멋있고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 가야 하는데 가기 싫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욱은 "작년에 부일영화상 사회를 보러 왔다. 내년에는 꼭 초대 받아서 오고 싶다고 했는데 이뤄져서 설레고 기쁘다. 좋은 시간 보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은 스페인의 '센티멘탈'이라는 작품이 원작이다. 하정우는 "3년 전 제안받았다. 영화를 봤는데 흥미롭고 재밌었다. 한 공간에서 이뤄진 이야기인데도 다채로웠다. 물론 캐릭터들이 지루함을 주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 한 공간에서 이뤄졌다는 걸 못 느낄 정도로 재밌게 봤다"고 밝혔다. 이어 "스페인 원작보다는 '윗집 사람들'이 훨씬 더 다채롭게 구성했다. 요가 장면, 요리 장면 등은 시나리오 작업하면서 새롭게 넣은 장면이다. 이야기, 캐릭터 확장성의 포텐셜을 느껴서 '잘하면 재밌는 작품이 될 수 있겠다' 생각하고 제안을 받아들이고 작업했다"고 전했다.
하정우는 이하늬와 부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하늬는 정신과 전문의 최 코치로 등장한다. 이하늬는 최근 출산으로 인해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하정우는 이하늬가 "톤을 잘 잡아줬다"고 밝혔다. 이어 "캐릭터가 수면 위에서 제각각 헤어졌다면 하늬 씨는 물에 몸을 담그고 나머지 셋을 잘 받쳐줬다. 특히 제 와이프로 나왔는데, 김 선생 캐릭터가 필터 없이 있는 그대로 말하는 사람이다. 이하늬가 중간 중간 잘 컨트롤해주고 잡아주는 역할이다. 하늬 씨의 또 다른 매력을 봤다. '애마' 시리즈에서도 보셨을 거다. 그와는 달리 고요하고 조용하고 이상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전했다.

최근 남편 케빈오 전역 후 달달한 신혼 생활을 보내고 있는 공효진. 그는 "아직 저희는 이해가 안 가는 내용이긴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영화를 보고 공감할 분들도 있을 거고 '결혼이란 이런 것인가'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여러 형태의 부부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극 중 또 다른 장면인 "요가가 여러분이 생각하는 요가가 아니다. 아크로 요가다. 굉장히 어렵다. 사람들 발로 굴릴 수 있을 것 같이 2명이서 완벽하게 의지하고 믿어야 되는 동작이다. 선생님이 저희 보고 해보랬는데, 잠깐이지만 엄청난 느낌을 받았다"며 궁금증을 유발했다.
공효진과 하정우는 2012년 '러브 픽션'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공효진은 "그때 진짜 어렸던 거 같다. 오빠도 어렸다. 촬영하면서 날이 서 있는 남녀의 이야기였다. 촬영하면서 '남자는 이렇구나, 여자는 이렇구나'라며 연애 심리가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추억했다. 이어 "오랜 시간이 지나 감독으로 만났는데, 그때보다 훨씬 더 발전된 연기를 오빠에게 선사해줘야지, 감독으로서 만족할 연기를 보여줘야겠다는 게 마음의 골로 갖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어제 '멋진 연기 칭찬한다'고 진심으로 털어놓더라. 어제 술 취하신 김에 칭찬을 엄청 받았다. 오랫동안 그 칭찬을 간직하겠다고 했다. 감독과 배우로 둘 다 만나는 경험을 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번 영화에는 하정우 특유의 유머도 그대로 담겼다. 공효진은 "하정우 감독의 자신감 있는 위트, 유머라고 생각한다. 하정우 감독의 개그와 유머에 자신감이 올라왔다. 영화에 듬뿍 담겨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는 결혼 2년 차인 김동욱은 "연기력이 필요했다. 아직 너무나 신혼이기 때문이다"며 웃었다. 이어 "이 영화가 견고한 커플이 되기 위한 '첫 번째 레슨'이 아니었나 싶다. 캐릭터를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이런 부분은 우리가 조심해야겠구나' 했다"고 전했다.
하정우는 "인생은 재밌게 살아야 한다는 하늬 씨의 국 중 대사가 있다. 오늘 하루를 잘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관객들에게 마무리 인사를 전했다. 공효진은 "모두에게 올해 가장 큰 추억의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 오늘 저희와 만난 시간이 오래도록 기억 됐으면 좋겠다. 잊힐 때쯤 영화가 개봉한다. 12월에 오셔서 윗집, 아랫집의 충격적 시간들, 이들이 무슨 얘길 나눴는지 확인해달라"고 전했다. 김동욱은 "해외에서 와준 분들, 부산 시민들, 타지에서 오신 분들, 귀한 시간 감사드린다. 이 관심이 12월까지 이어져서 응원의 마음으로 영화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윗집 사람들'은 오는 12월 개봉 예정이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진행된다.
부산=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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