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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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이 배우로서 전환점을 맞았던 시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26살이 되어 이젠 서른에 가까워진 그는 자신의 아역이 생겼을 때 신기했다고 털어놨다.

18일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부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액터스 하우스: 김유정'이 진행됐다.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그들의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자리다.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했던 김유정. 그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역할 대부분이 그랬다는 게 가혹한 현실을 비추는 것도 같다. 저도 성인이 가까워지는 시기에 느꼈다. 이게 나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느낀 날들이 있었다. 그때 이후부터 조금 밝은 역할들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밝다기보다 스스로 헤쳐나가려고 하는 인물, 약간 캔디 같은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 어렸을 때는 왜 저렇게 답답한가 그랬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건 누구나 그렇게 살아야 할 수밖에 없겠구나, 누구의 삶이든 간에 우리는 삶을 헤쳐 나가는 거지 않나"라고 전했다. 또한 “내가 아름답게 바라보는 만큼 세상이 아름답게 돌아오는 것 같다”며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인물들을 연속적으로 연기하고 전환점이 있었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밝은 역할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전환점을 맞았던 그 시기에 대해서는 “10년 좀 더 전이다. 그떄 제 나이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가던 때였다. 연기자를 떠나서 그 시기는 누구나 자아를 형성하고 확립하는 시기다. 그걸 제 연기 생활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동시에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들을 고민하면서 연기라는 건, 배우라는 건 내가 이전까지는 주어져 있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행했다면, 이제 나아가는 시점에서 이 일은 내가 선택한 거고 내가 연기를 사랑할 줄 알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내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가야겠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아직까지도 가끔 헷갈린다. 기억이 안 나는 순간부터 습관적으로 연기를 했기 때문이다. '나 언제부터 주어진 거지' 생각할 때도 있다. 지금은 한순간 한순간 제 선택에 따라 되는 거다. 선택에 따른 책임과 후회는 제 스스로에게 있다. '주어졌지만 내가 선택했다'고 동시에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또 다른 아역들이 걷고 있는 모습을 본 김유정. 그는 신기한 경험으로 "제 아역이 생겼을 때다.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고 꼽아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현장에서 제일 사랑하는 존재다. 제일 큰 사랑을 드리고 싶다. 뭉클함이 있다. 내가 경험했던 순간들이기 때문이다"며 미소 지었다.

부산=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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