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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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출신 배우들(10학번 김고은, 12학번 김건우) 사이에서도 살아남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출신으로 배우 활동을 늦게 시작한 박지현이 연기를 주전공으로 한 이들 사이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12일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이 공개됐다. 박지현은 부족할 것 없이 자랐지만, 자신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들을 가진 은중(김고은 분)을 늘 부러워하는 천상연으로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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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시절은 아역 배우들이 맡았고, 박지현과 김고은은 20대부터 40대까지의 모습을 그려내 우정과 죽음 사이에서 캐릭터가 느끼는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동경, 질투, 미움, 사랑이라는 감정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특히 박지현이 연기한 상연은 복합적인 감정선을 가진 인물이다. 부유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갑자기 세상을 떠나버린 오빠로 인해 온 가족이 무너져 내린다. 어렵게 들어간 대학에서 다시 만난 친구 은중과 그 안에서 서로 경쟁하기도, 질투하기도 하면서 사건 하나하나 촘촘하게 메운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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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영화사 제비의 대표로서 상까지 받는 화려한 인생을 살았던 30대의 상연이지만 40대는 달랐다. 암에 걸린 시한부 환자가 되어 은중 앞에 나타난다. 그것도 조력 사망을 부탁하기 위해서.

이때의 상연은 메마른 표정과 어떠한 정서도 느껴지지 않는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오랜만에 은중과 다시 만났을 때 두 사람은 한 앵글에 담기기만 했을 뿐인데 묘한 긴장감과 애틋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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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연기력 논란 꼬리표가 계속 따라붙던 박지현이었다. 특히 지난해 1월 방송된 SBS '재벌X형사' 당시 몰입을 깨는 연기력으로 미스캐스팅 굴욕을 맞이하기도 했다. 민폐 캐릭터라 힘을 얻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박지현이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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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젠 달라졌다. 상연이라는 캐릭터로 30년에 가까운 세월을 폭넓게 소화해냈다. 온기가 있는 듯 없는 듯, 차분하지만 강단 있는 상연의 심적 변화를 정성스럽게 꾹꾹 눌러 담았다.

대부분 8부작, 길면 12부작인 요즘 세상에 솔직히 15부작이 길고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누구에게나 곁에 '은중'이와 '상연'이가 있기에 한 회 한 회 공감하면서 보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회에 도달해있을 것을 장담한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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