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얼굴'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토론토국제영화제 참석으로 인해 연상호 감독과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은 화상 연결을 통해 한국 기자들을 만났다.
'얼굴'은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인 아버지 임영규의 아들 임동환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 발견 후 그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
박정민은 젊은 시절 임영규와 아들 임동환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1인 2역을 맡았다. 젊은 임영규는 시각장애를 가졌지만 도장을 파며 성실히 살아가는 소시민이다. 임영환은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좇기 시작한 아들이다.
이번 작품은 제작비 2억원대 저예산으로 제작됐다. 연상호 감독은 "저예산을 생각했을 땐 처음에 1억원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물정을 잘 모르는 거였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핸드폰으로 찍거나 과거 장면은 재연드라마처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면 후지게 나올까봐 두려웠다. '후지게 나오면 내 면이 안 서는데' 생각하다가 그 생각이 잘못됐단 걸 알았다. 면이 안 설까봐 못하는 거면 면만 세우다 끝나겠다고 생각했다. 후지더라도 해보자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첫 단추부터 박정민 배우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같이했던 스태프들도 모이기 시작했다. 퀄리티가 이미 제 예상보다 높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미안하다. 공식 사과드린다"며 웃음을 안겼다. 이에 박정민은 "용서한다"고 응해 웃음을 더했다.
연상호 감독은 "전설적인 아시아 영화들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는데, 그 영화들이 대부분 저예산 영화다. 저예산 영화가 줄 수 있는 힘이 따로 존재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저예산 제작 시스템에 대해 "요즘에는 이걸 시스템화 할 수 없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 한 번의 실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시스템화할 수 있을지 대충 계산해봤는데 20억은 있어야겠더라. 20억 나올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하는데, 고민 중이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확실한 건 이 형태의 작업, 지금까지 영화를 만드는 과정과는 다른 과정으로 계속 영화가 나왔으며 좋겠다는 것이다. 시스템화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연상호 감독은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너무 감사해서 이번 작품처럼 흥행에 목말라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이어 "예산이 워낙 작다 보니 손익분기도 낮긴 하다. 도와주신 분들이 많이 가져가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흥행에) 간절한 적 없었다. 좋은 의미로 끝나는 게 아니라 흥행했으면 좋겠다. 내일 개봉인데 이렇게 흥행에 목말라본 영화는 처음이다. 잘 좀 부탁드린다"고 읍소했다.
박정민은 "감독님이 저희나 스태프들이 도와줘서 흥행됐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저도 그런 마음이지만 그것보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딥하게 체험해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개런티로 출연한 박정민은 "지분, 러닝개런티 개념이 아니라 많은 관객들이 이 시대에 해볼법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를 보시고 진득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잘 되면 어느 정도 받겠다. 감사하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얼굴'은 오는 11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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