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살인자 리포트'에 출연한 배우 정성일을 만났다.
'살인자 리포트'는 특종에 목마른 베테랑 기자 선주(조여정 분)에게 정신과 의사 영훈(정성일 분)이 연쇄살인을 고백하는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정성일은 연쇄살인범인 정신과 의사 이영훈 역을 맡았다.
스릴러로서 이 작품의 매력에 대해 정성일은 "한 공간에서 벗어나지 않고 전개되는 점도 매력적이었지만, 영훈과 선주 간의 수 싸움도 매력적이었다. 마치 체스, 장기, 바둑과 같이 선주와 영훈이 상대의 수를 알고 있냐 아니냐의 예측을 계속한 것 같다. 둘에 이입해서 보다 보면 '나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보게 된다. 그런 의문을 갖고 있다가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일들이 생겨나는 것이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긴장감으로 꽉 찬 밀실 안에서 전개되는 영화 출연에 정성일은 "걱정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여정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숨을 곳이 없다는 건 명확했다. 하지만 이 대본을 받고 '내가 이걸 해낼 수 있느냐 없느냐'의 걱정보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두려움보다 설렘과 기대가 컸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의 원제는 '인터뷰'였는데, 공교롭게도 정성일은 뮤지컬 '인터뷰'를 연습할 당시 이 대본을 받았다고. 그는 "'인터뷰'라는 뮤지컬을 연습하고 있을 때 우연찮게 '인터뷰'라는 영화 대본이 들어왔단 얘길 들었다. '인터뷰' 연습 도중 쉬는 시간에 '인터뷰' 대본을 봤다. 점심 시간인데도 안 멈추고 한번에 다 봤다. 회사에 전화해서 이 대본이 다른 사람한테 안 갔으면 좋겠단 얘길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작품 선택할 때 피드백을 빨리 주는 편이다. 오디션을 많이 봤다 보니, 오디션 보고 결과를 기다리는 게 배우한텐 너무 긴 시간이더라. 그래서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는 것 자체가 그 사람한테 긴 시간이지 않을까 싶어서 웬만하면 대본 읽고 바로 답변해준다"고 전했다.
이 대본에 끌렸던 이유에 대해서는 "뒤가 계속 궁금한 이야기더라. 제가 배고픈 걸 잘 못 참는데, 점심 시간을 다 써서 한번에 이걸 봤다는 건 그 만큼 호감도가 컸단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다고 하고 영훈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걱정이 커지더라. '어떡하지', 출연 결정 후에 고민했다"며 웃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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