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방송된 TV CHOSUN '퍼펙트 라이프'에서는 80세의 '국민 성우' 김기현과 아내 손영화 씨가 출연했다.
김기현은 '은하철도 999'의 차장, '머털도사'의 왕질악 도사, '제5공화국' 장태환 역까지 추억의 캐릭터 대사를 그때 그 시절 목소리로 그대로 재현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패널 이성미는 김기현 아내에게 "좋으시겠다. 매일 다른 남편과 사는 기분이라 신선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아내는 "집에서는 평범한 남편이다"면서 "다만 다른 게 있다면, 부부 싸움 후 화나서 집 밖에 나가면 라디오를 틀 때마다 계속 남편 목소리가 따라온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기현 아내는 대장암, 임파선암, 폐암까지 3번의 암 투병을 겪었다고. 김기현은 "아내가 20년 전에 대장암 2기 판정을 받았다. 2기라서 수술 후 항암치료는 안 해도 된다고 했다. 3년 후 임파선으로 전이가 됐다. 그때는 수술 후 항암치료해야 한다고 해서 12번의 항암치료를 했다. 3년 있다가 폐로 전이됐다. 그때는 항암치료 19번 했다. 머리도 다 빠지고 본인이 못 봐주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기현 아내는 "그렇게 고통스러울 줄 몰랐다. 속이 메스꺼운 건 기본이고 구토가 나왔다. 말초신경이 예민해지면서 손 껍질까지 벗겨질 정도였다. 아파서 옷을 잠그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19번 쯤 되니까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 고백했다.
아내의 투병 생활 중 아픈 사람을 많이 봤던 김기현은 연명치료를 원치 않게 됐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병원 다니면서 보니 너무 힘들어 보이더라.
김기현은 아내와 함께 하는 일상도 공개했다. 건강을 위한 저염식, 부부가 함께 하는 운동 등 철저하게 건강 관리를 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기현 부부는 생애 마지막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기현은 "내가 먼저 가고 싶은데 그건 내 이기심이다. 사실은 내가 아내 뒷바라지 다 해주고 가야하는 게 원칙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나이는 내가 8살 많다. 아프긴 아내가 먼저 아팠다. 만약 간다면 어떻게 되나, 가끔 그 생각을 많이 해본다. 답답하고 암울하고 짠하다"라고 털어놓았다. 아내는 "제가 먼저 가길 바란다. 남편이 잘 정리해줄 것 같아서 편안하게 갈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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