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세종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양세종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이하 '파인')에 오점이 있다면 양세종이다. 휘몰아치는 스토리 속에서 양세종은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에 따르면 '파인'은 TV-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 1위(8월 1~2주차)를 기록했다. '파인'은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도굴꾼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1977년이 배경이다. 보물을 차지하려는 인물들이 욕망에 휩싸여 밑바닥 싸움을 벌이고 타락하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며 도파민 터진다는 호평을 얻었다. 지난주 최종화가 공개돼 이제부터 몰아보기를 시작하는 시청자도 있다. 다만 이 작품 속에서 오희동 역의 양세종은 그다지 두드러지지 못했다.
'파인' 스틸.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파인' 스틸.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양세종이 연기한 오희동은 돈맛에 눈뜬 신출내기다. 삼촌 오관석(류승룡 분)을 따라 어린 시절부터 도둑질을 해온 인물이다. 삼촌을 따라 신안 바다에 묻힌 보물을 건지러 간다. 그 과정에서 흥백산업 안주인 양정숙(임수정 분)과 다방 직원 선자(김민 분)를 만나며 묘한 감정을 느낀다.

오희동이 늑대 같은 느낌이었다는 양세종은 투박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몸무게를 7kg 늘렸다. 배우들이 캐릭터에 어울리는 외형을 만들기 위해 체중을 증량, 감량하는 일은 종종 볼 수 있는 일. 하지만 양세종의 증량 시도는 캐릭터의 매력을 오히려 반감시켰다. 이번 작품에는 류승룡, 김의성, 김성오, 홍기준, 장광, 김종수, 우현, 이동휘, 임형준 등 연기로 정평이 난 배우가 대거 등장했는데, 이들 사이에서 양세종은 비주얼로도 연기력으로도 눈에 띄지 않았다.
'파인' 스틸.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파인' 스틸.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오희동은 행동력 있는 면모,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양세종은 오희동의 면면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극 중 사모님 양정숙, 다방 종업원 선자가 희동의 어떤 매력에 끌렸는지도 보여주지 못해 사건의 개연성을 떨어뜨렸다.

양세종은 상대역 임수정, 김민에겐 오히려 에너지에서 밀렸다. 임수정은 흥백산업 안주인 양정숙 역으로 고상하면서도 욕망이 들끓는 사모님의 서사를 만들었다. 신인 김민은 상경을 꿈꾸는 다방 직원의 다사다난한 서사를 단단히 구축했다. 그간 '발연기'라고 혹평받던 정윤호(유노윤호)마저 이번 작품에서는 호평받았다. 주요 캐릭터를 맡은 양세종의 연기와 더욱 대비되는 이유다. 덥수룩한 헤어스타일에 아둔해 보이는 비주얼도 답답함을 유발했다.

살을 찌운다고 명연기가 되는 건 아니었다. 양세종은 살만 찌우고 캐릭터의 매력은 살리지 못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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