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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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가 이사왔다'가 코미디, 스릴러, 로맨스, 힐링극의 매력을 모두 담았다. 주인공 임윤아는 천사와 악마, 두 얼굴을 능수능란하게 오갔다. 그는 천사와 악마를 오가는 연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도 했지만 하고 싶은 걸 다하며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한다.

6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상근 감독과 배우 임윤아, 안보현, 주현영이 참석했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 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 분)의 영혼 털리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코미디. 2019년 장편 데뷔작 '엑시트'로 942만 관객을 동원한 이상근 감독의 신작으로, 이 감독은 '엑시트'에 이어 임윤아와 또 한 번 작업하게 됐다.

6년 만에 신작을 낸 이 감독은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다면, 지금은 그때보다 몇 배 더 떨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22년부터 이 영화 작업을 본격화한 이 감독은 "바깥세상이 3년이나 지난 줄 몰랐다. 매진하고 있다 보니 세월이 가고 나이도 먹었다"며 웃음을 안겼다. 이어 '엑시트'로 많은 사랑을 받은 후 다음 작품은 뭘 낼지 고민은 있었지만, 내가 잘하는 걸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엑시트'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남자 주인공은 백수 캐릭터. 이 감독은 "창작자가 자신을 빗대어 캐릭터를 만드는 게 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제가 직업 없이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살아온 시간이 많아서 그런 이야기에 끌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수라기보다 일을 잠깐 쉬고 있는 청년의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다음에는 백수가 아닌 직업군 있는 캐릭터로 작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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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아는 낮에는 빵집을 운영하고 새벽에는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 역을 맡았다. 1인 2역에 가까운 연기를 한 임윤아는 "낮선지, 밤선지의 차이점이 드러날 수 있게 했다. 낮엔 청순한 스타일링을 하고 내향형, I 성향을 넣었다. 밤선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하게 꾸몄다. 네일아트 등 화려한 스타일링을 했다. 말투도 낮선지와 달리 과장되고 에너제틱하다"라고 설명했다. 악마의 시그니처 웃음에 대해서는 "연습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웃었다.

앞서 이 감독과 '엑시트'를 함께 작업했던 임윤아는 "감독님이 쓴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감독님과 '엑시트'를 같이 해봤기 때문에 현장에서 어떻게 할지 상상이 됐다"고 전했다. 임윤아는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 중에서 에너지가 가장 큼직큼직한 친구다. 그래서 촬영 때 거침없이 하고 싶은 걸 다 해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솔직히 '이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쑥스러울 것 같기도 했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디렉팅도 해주고 직접 보여주시기도 했다. 큰 에너지를 가진 인물에게 몰입해서 신나게 연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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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현은 선지의 비밀을 알게 된 백수 길구를 연기했다. 그는 "길구 캐릭터를 처음 글로 접한 후 연구를 많이 하고 신경도 많이 썼다. 하지만 구현해 내기 쉽지 않았다. 외형적으로 남성적이고 에너제틱한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이번 캐릭터는 보호해주고 싶은 인물이고 극 I 성향이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길구는 감독님이 투영된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안보현은) 겉은 아니지만 속은 저와 닮았다. INFJ라는 공통점도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안보현이 여태까지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번에는 그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코미디, 로맨스, 가족극, 휴먼 등 다양한 장르적 특징이 담긴 이 작품에 대해 안보현은 "영화 장르가 뭔지 감독님에게 저도 물어보기도 했다. 여러 장르가 합쳐진, 기묘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 작품의 매력에 대해서는 "인상 찌푸리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많은 분이 이 영화를 보고 힐링하셨으면 좋겠다. 끝날 때 찡함도 있다"고 말했다.

안보현은 상대역 임윤아에 대해 "실제로 에너제틱하고 밝다. 그래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윤아 씨가 낮선지와 밤선지를 잘 연기해 줬다. 길구는 1명이지 않나. 길구가 선지로 인해 변하게 되는 포인트들이 재밌었다. 그런 케미가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 케미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며 자화자찬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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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영은 선지의 사촌 동생 아라 역으로 출연했다. 이번 영화에 대해 그는 "가족애를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아빠, 사촌 동생, 길구 등이 서로를 가족으로 생각하는 모습이 따뜻하다. 하지만 감정을 많이 소모하게 만드는, 힘든 영화는 아니다. 따뜻하고 피식피식 웃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가족끼리 보기에 편안한 영화"라고 자랑했다.

예능에서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능수능란하게 해냈던 주현영은 "예능에서 연기했던 MZ 캐릭터와 차별점을 둬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감독님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라고 하셨다. 과해졌을 때는 감독님과 윤아 언니, 보현 오빠가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아라 캐릭터는 여유 있는 인물인데, 실제로 저는 촬영 때 많이 긴장했다. 관객들에게도 그 모습이 보일까 걱정도 된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의 시각을 환기해주는 역할을 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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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현재 극장에서 흥행 중인 '좀비딸'의 조정석과 '엑시트'를 함께 작업한 바 있다. 이 감독은 "'좀비딸' 흥행부터 해서 관객들이 오랜만에 극장을 찾아 즐기는 경험을 꺼내고 계신데, 올여름 한국 영화가 빛나면 좋겠다"고 바랐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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