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석 감독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양우석 감독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양우석 감독이 영화 '대가족'에 담은 진정성을 드러냈다.

최근 서울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대가족'의 양우석 감독을 만났다.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분)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 분)에게 핏줄이라고 주장하는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양우석 감독은 각본을 집필하고 연출했다.

앞서 양우석 감독은 '변호인'으로는 정치적 격변기 속 한 변호사가 권력에 맞서 싸우며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를 수호하는 과정을, '강철비'로는 이데올로기가 다른 국가들 간 갈등과 휴머니즘을 이야기했다. 이처럼 시의적이고 사회적 메시지가 든 영화를 만들어왔던 양우석 감독. 이번에는 '대가족'이라는 가족 코미디를 선보이게 됐다.

'대가족'은 '변호인', '강철비' 시리즈보다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작품. 작업도 좀 더 경쾌하고 즐거웠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양 감독은 "저는 오히려 '변호인, '강철비'보다 무거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변호인', '강철비'는 좀 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일을 그린다. 21세기 우리에게 발생하지 않을 일이다"라며 "물론 며칠 전 같은 일도 있지만"이라면서 웃었다. 이어 "'대가족'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 모두가 처해있는 일이다. 모두에게 공감되는 소재다. 저한테는 오히려 이게 무거웠다. 가족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며 영화에 담은 진정성을 강조했다.

양 감독은 "제 작품들의 공통점은 짧은 시간 안에 펼쳐지는 일을 그린다는 것이다. '변호인', '강철비' 시리즈도 그렇고 '대가족'도 주요 사건은 며칠 내에 벌어진 일이다"라고 짚었다. 이어 "저는 관심있는 시기를 '갈라파고스의 시기'라고 이름을 붙여봤다. 찰스 다윈은 철학적, 과학적으로 세상에 영향을 끼친 '종의 기원'을 썼다. 그는 우연히 갈라파고스에 가게 된 거고 고작 머문 기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 그 짧은 시간에 인류를 바꿨다. 저는 모든 사람에게 갈라파고스 시기가 온다고 본다. '변호인'의 송우석이나 '강철비'의 두 철우에게도 갈라파고스 시기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가족'에서는 함무옥이 그랬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모든 실존들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게 '대가족'이라고 생각했다. 캐릭터들 모두가 갈라파고스 시기를 겪은 것이다"라며 "그런 점에서 '대가족'도 '변호인', '강철비'와 같은 결의 작품이라 생각한다. 저한테는 더 간절했던 작품"이라고 전했다.

'대가족'은 오는 11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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