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뉴웨이브의 도래?
신인 감독의 등장이 의미하는 것은
신인 감독의 등장이 의미하는 것은

■ '콘크리트 유토피아' 신인 감독 엄태화
지난 9일 개봉한 신인 감독 엄태화의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높은 작품성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23일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95만2353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해 300만을 목전에 앞두고 있다. 또한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이기도 하다.

■ '잠' 신인 감독 유재선

한국 관객을 만나기 전,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된 유재선 감독의 데뷔작 '잠'은 벌써 연이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며 영화를 정식으로 배워본 적 없다는 유재선 감독은 영화 제작의 꿈을 키우기 위해 영화제작동아리에서 배우기도 했다고.
■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신인 감독 김성식
엄태화와 유재선에 이은 다른 신인 감독들의 출범도 눈에 띈다. 올 추석에 개봉을 앞둔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이하 '천박사')역시 신인감독의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김성식은 영화 '부산행'(2016/감독 연상호), 연출부, 기생충'(2019/감독 봉준호) 조감독, '헤어질 결심'(2022/감독 박찬욱) 조감독 등 많은 감독 밑에서 일하며 내공을 쌓은 바 있다.

■ '화란' 신인 감독 김창훈

지옥 같은 삶에서 탈출을 원하는 연규(홍사빈)의 처절한 생존기를 그리는 '화란'을 연출한 김창훈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김창훈 감독은 단편영화 '댄스 위드 마이 마더'(2012)에서 균형이 무너진 모자 관계를 조명하기도 했다. 아직 '화란'의 개봉일은 미정인 상태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한국 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선정돼 개봉 전 아시안 프리미어로 공개될 예정이다.
■ '발레리나' 신인 감독 이충현

2016년 한해에만 제33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 부산 시네필 어워드, 제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4만번의 구타 부문 최우수작품상, 제1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내 경쟁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단편영화 '몸값'은 티빙 오리지널 '몸값'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후 영국 영화 '더 콜러'(2012/감독 매튜 파크 힐)을 리메이크한 '콜'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2020년 연출 데뷔를 하게 된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를 앞둔 '발레리나'는 '한국 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선정돼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된다.

그런가 하면, 독일에서는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낡은 영화는 죽었다. 우리는 새로운 영화를 신봉한다"는 1962년 오버하우젠(Oberhausen) 선언을 외치며 변화가 시작됐다. 베르너 헤어조크, 빔 벤더스, 알렉산더 클루게 등의 재능 있는 신인 감독들이 등장하며 기존 할리우드의 오락성 영화 소비가 아닌 인간의 내면 심리를 조명하는 작품들을 제작하기도 했다.
어쩌면 2023년 대한민국은 소위 코리안 뉴웨이브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였던 2003년에 자신들의 색깔로 작가주의 영화를 만든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의 등장 이후 주춤했던 한국 영화에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는지도 모른다. 우연하게도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 '잠'의 유재선 감독, '천박사'의 김성식 감독은 전부 박찬욱, 봉준호와 함께 작업을 했던 경험이 있다. 기성세대의 가르침이 새로운 세대에게 이어져 자신들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만드는 것은 아닐지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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