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가족의 미국 정착기 다룬 영화 '미나리'
한예리, 희생과 헌신 보여주는 어머니役
아카데미 유력 후보 거론 "'기생충'과는 완전히 달라"
한예리, 희생과 헌신 보여주는 어머니役
아카데미 유력 후보 거론 "'기생충'과는 완전히 달라"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던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덤덤하게 그린 작품이다. 한예리의 모니카는 가족 구성원을 연결해주고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모니카를 연기할 때 가장 많이 생각했던 건 남편 제이콥(스티븐 연)과의 관계였어요. 모니카는 왜 제이콥의 곁에 있을까, 왜 그를 사랑하는 것일까, 모니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뭘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모니카가 갖고 있는 에너지의 가장 큰 부분은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됐죠. 그것이 뿌리가 돼 이 가족을 꽉 지탱하고 있어요. 가정의 해체를 원하지 않고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아이들을 더 나은 환경에서 기르고 싶은 엄마, 제이콥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아내,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내재된 인물이에요."

"미국은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 다양한 문화가 부딪히며 형성된 나라에요. 한국인 이민자를 예로 들면 이들은 밖에 나가면 미국인들과 섞여서 살아가고 그들의 언어를 쓰지만 집에 돌아오면 또 한국인으로 살아가요. 미국인도 되지 못하고 한국인도 되지 못한, 중간에 있는 느낌을 받아왔을 겁니다. 동양계 미국 이민자라는 정체성을 두고 덩그러니 오랜 시간 떠 있었을 거예요. 이 영화를 보는 이들이 그런 부분을 공감해주는 것 같아요."

"매일매일 좋은 소식이 들려서 기쁘고 선물 같아요.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고 있지는 않아서 그런지 이 시간들을 덤덤하게 넘어가고 있고, 또 그게 제 스스로에게 좋은 것 같아요. 다음 작업을 위해서도 그게 좋은 것 같고요. (오스카 레이스를) 즐겁게 하고 있어요."
'미나리'는 아카데미 주요 부문의 유력 후보롣 거론되고 있다. '미나리'의 한국어 엔딩곡인 '레인 송(RAIN SONG)'은 이미 이번 아카데미의 음악가, 주제가상 2개 부문의 1차후보로도 지명됐다. 이 곡은 한예리가 작사에 참여하고 직접 가창하기도 했다. 오는 15일(미국 현지시간) 발표될 아카데미 최종 후보에 '미나리'가 오를 수 있을지, 수상으로도 이어질지 한국에서도 기대감이 높다.
"'제2의 '기생충'이다', '오스카에서 꼭 수상해야 한다' 등 많은 기사가 나고 있는데, 사실 사회문화적 배경이 다르기에 한국 관객들은 미국 관객들과 또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히려 실망하실 수도 있을 수도 있고요. 확실히 '기생충'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고 이 영화만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그 집에 모였던 모든 사람들과 다시 모여서 밥을 먹고 싶어요. 매일 함께 식사한 기억이 가장 오래 남더라고요. 지금은 그게 가장 아쉽고 그리워요."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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