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100퍼센트] 더이상 열창을 원하지 않을 땐 어디로 가야하나](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1110113124601640_1.jpg)
“인지도가 달라졌기 때문에.” 김연우는 ‘시월에’에서 종종 이런 농담을 던졌다. ‘나가수’를 계기로, 김연우는 요즘 전국투어를 전회 매진시킨다. ‘시월에’에서 그의 공연이 ‘나가수’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건 당연했다. 그는 발라드 가수였지만, 무대 위에서는 가장 활기찼다. 첫 곡으로 그의 곡 중 가장 신나는 ‘몽’을 불렀고, “이 노래 부르고 떨어졌다”며 ‘나가수’에서 불렀던 ‘나와 같다면’을 열창했다. 노래의 하이라이트에서 마이크를 얼굴에서 멀리 떨어뜨린 채 오페라가수처럼 육성으로 공연장을 채우는 장면은 김연우의 가창력을 새삼 증명했다. 김연우의 오랜 팬들은 그가 그러지 않아도 엄청난 보컬리스트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연우는 ‘시월에’에 함께 선 이소라, JK 김동욱과 소녀시대의 ‘Run devil run’을 불렀다. 정확히는 ‘나가수’에서 YB가 발표했던 버젼에 가까웠다. 그 앞에는 김연우와 JK 김동욱이 MBC 에서 유재석과 이적이 발표한 ‘압구정 날라리’를 불렀다. ‘나가수’의 영향 때문인지 올해 공연장에는 중장년층 관객이 유독 많이 보였고, ‘시월에’는 작년에 Mnet 의 출연자들을 초대했다. 예능과 음악의 결합은 음원 시장을, 다시 공연시장을 바꾸고 있다.
‘시월에’, ‘나가수’와 가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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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공연의 통일성은 떨어진다. 성시경과 박효신이 이소라와 듀엣을 하며 삼각관계 같은 분위기를 만들 만큼 호흡이 두드러졌던 초기에 비하면, 10년이 된 ‘시월에’는 김연우와 JK 김동욱, 이소라의 단독공연이 보다 두드러졌다. 관객들의 프로포즈 시간이나 인터넷 투표로 세 가수의 대표곡을 선정하는 등 이벤트적인 면도 강화됐다. 10여 년 전의 공연이 세 가수의 음악회처럼 하나의 분위기를 형성하며 평소 들을 수 없었던 다양한 곡들을 접하게 했다면, 지금 ‘시월에’는 세 가수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인상적인 순간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보인다. 투표로 가수의 대표곡을 뽑아 부르게 하는 것은 그만큼 전체적인 흐름보다 곡 하나의 인상에 초점을 맞춘 기획이다.
음악 리얼리티 쇼가 바꾸어 놓은 것
![[강명석의 100퍼센트] 더이상 열창을 원하지 않을 땐 어디로 가야하나](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1110113124601640_3.jpg)
대중적인 브랜드의 공연에서 관객이 바라는 바를 충실히 만족시키는 건 당연하다. 어쿠스틱 기타부터 브라스 세션까지 다양한 소리를 최대한 선명하게 뽑아낸 사운드 역시 공연의 기본을 지키는데 충실했다. 다만 ‘시월에’의 현재, 그리고 같은 날 ‘나가수’의 결과는 시대의 변화를 보여준다. ‘시월에’와 ‘나가수’에는 여전히 이소라가 , 이소라가 부르는 그 담담한 토로가 필요하다. 그러나 새로운 관객을 위해서는 더 스펙터클 해진 ‘내 사랑 내 곁에’도 필요해졌다. 대중과 멀어졌던 가수들이 돌아와 옛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이전과 다르다. 리얼리티 쇼로 음악을 접하는 시대에, 우리는 공연장에서 점점 담담한 사색의 시간을 지워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글. 강명석 기자 two@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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