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코니코 동화는 일견 유튜브와 동일한 동영상 사이트처럼 보인다. 누구나 회원으로 등록을 하면 동영상을 업로드 할 수 있고 시청할 수 있다. 단 니코니코 동화는 시청자가 쓴 코멘트를 바로 화면으로 재생해준다. 동영상 위쪽으로 시청자가 쓴 감상이나 의견이 자막으로 흐른다. 함께 TV를 감상하듯이 인터넷상에서 수다를 떨 수 있는 셈이다. 형식으로만 보면 유튜브와 일본 최대 게시판 사이트 투채널의 결합처럼도 보인다. 그리고 이 기능이 니코니코 동화만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방송이나 광고, 잡지 등 주요 매체에 노출되지 않은 아티스트를 발굴해냈고, 서로의 생각을 교환할 수 있는 장을 형성했다. 오랜 무명 시절을 거친 여성 3인조 아이돌 그룹 퍼퓸의 인기는 니코니코 동화에서 시작됐고, 소녀시대의 패러디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엔도시대는 니코니코 동화가 없었다면 지금의 유명세를 탈 수 없었을 거다. 이들의 ‘Gee’ 연습영상이 올라 온 ‘해봤’ 카테고리에는 수많은 셀프 춤, 노래 영상이 실시간 코멘트 평가를 받으며 전파되고 있다. 니코니코 동화는 2007년 굿디자인상, 일본오타쿠대상을 수상했다.
니코니코 동화, 일본 TV 문화의 전환점

인터넷을 서핑하며 우연히 접한 영상이 모이고, 공유되고 반복되는 과정. 이것이 니코니코 동화의 시스템이다. 그리고 TV 본방송의 의미가 점점 흐릿해진 상황 속에서 니코니코 동화의 이 방식은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 문화를 만들었다. 원하는 영상을 올리고, 보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공간. 방송사의 색깔도 유행도 대세도 없다. 언제 어떤 영상이 화제가 될지는 시청자의 클릭과 코멘트에 달렸다. 우연의 클릭과 코멘트가 쌓이고 쌓여 하나의 화제 콘텐츠가 튀어나오는 식이다. 게을러진 시청자를 위한 맞춤형 채널이랄까. 별 것 아닐 것 같던 ‘코멘트 자막’의 힘은 꽤 크다. 니코니코 동화의 ‘댓글 TV’가 일본 TV 문화에 전환점이 될지 모르겠다.
글. 정재혁 자유기고가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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