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한 배역에 다양한 배우가 캐스팅되는 경우, 넓어진 선택의 폭만큼이나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같은 역에 배우가 3~4명씩 되면 각자의 해석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작품이 원래 가지고 있던 수많은 의미가 날아가게 된다”는 연출가 박칼린의 말은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되짚어보게 한다. 무대는 약속의 예술이다. 대다수의 작품이 1~2주면 끝나는 무대셋업기간이 6주나 된다는 것은 그만큼 단 2시간의 공연을 위해 무대 안팎을 통틀어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약속이 합치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는 “작품이 가진 철학과 퀄리티를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원캐스팅을 고집했고, 여기서 살아남은 배우들은 “충분한 연습량과 100%의 교감”(옥주현)을 장점으로 꼽으며 작품을 차곡차곡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뚝심의

박칼린 연출의 해설로 진행된 이번 쇼케이스에는 총 6곡의 넘버가 소개되었으며, 그 중 라다메스의 사랑과 누비아인들의 리더 사이를 고민하는 아이다의 모습을 그린 ‘Dance of the robe’는 아프리카 타악기 선율과 에너제틱한 안무, 폭발적 성량을 자랑할 수 있는 멜로디라인이 더해진 의 대표 넘버다. 특히 “호흡을 함께해야 하는 무대에서 호흡을 주고받고 나누는 시간이 의미 있게 느껴진다”고 고백한 옥주현은 이 넘버로 뮤지컬배우로서의 존재감을 재확인시켜주기에 충분했다. 3개월, 120회 동안 원캐스트로 진행되는 뮤지컬 가 “배우 스스로 한계치를 확인하고, 대형배우로서의 자질을 갖추는 작업”(박명성)이 될 수 있을까. 증오의 시대에 살던 연인들의 이야기, 는 12월 14일부터 2011년 3월 27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장경진 three@
사진. 이진혁 eleven@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