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앨범 재킷엔 피아노 연주 컷이 단 한 장도 없다. 연신 흑백 빛의 음울한 표정을 담은 지용만이 외롭게 서 있을 뿐이다. “내가 기타를 치는 것도 아니고 들어보면 피아노인지 다 알 텐데”라는 말로 심플하고 명쾌하게 앨범에 대한 고정관념을 훌쩍 뛰어넘어버리는 지용은 그래서 자유롭고 유연하다. 많은 피아니스트가 연주자의 호흡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는 발레 작업을 꺼리지만, 그는 지난 4월 < The Ballet >을 통해 발레리나 강수진과의 협업을 이뤄냈다. 이어 여의도공원, 명동 눈스퀘어,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의 열린 공간에서 게릴라성으로 진행된 ‘Stop & Listen’ 프로젝트는 “내 연주는 곧 파티”라는 그의 예술관과 맞닿아있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일본의 뮤지션 프리템포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통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선 앙상블 디토의 3번째 시즌 멤버로 활동하기도 한 그는 더 젊은 호흡으로 더 멀리 더 가까이 다가간 셈이다.
신동과 질풍노도를 지나 스타일을 만들다

하지만 “연상 좋아하세요?”라는 팬의 질문에 커다란 입으로 미소를 짓고, 반짝이는 눈으로 ‘차도남’이나 ‘딴따라’의 뜻을 물어보는 그는 아직 스무 살이다. 자신의 의상을 위해 직접 스타일 보드를 제작하고, 공연장의 조명과 영상에까지 손을 뻗치는 욕심쟁이가 여는 한국 첫 리사이틀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 The Ballet >, 디토 페스티벌, BBC 오케스트라 협연을 거쳐 2010년 마지막 일정으로 선택한 리사이틀은 < LISZTOMANIA >에 수록된 곡들은 물론, 베르디의 오페라 의 연주도 들을 수 있다. 11월 20일 안산문화예술의 전당과 26일 전주소리문화의 전당을 거쳐 28일 “연주자들의 꿈의 공연장”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당도한다. 그런데 혹시 레이디 가가 메들리 들려줄 생각은 없어요?
글. 장경진 three@
사진. 이진혁 eleven@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