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의 중소 출판사의 타운지부터 거대 출판기업의 타운지까지 현재 일본에선 300여개가 넘는 타운지가 정기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도쿄에서 발행되는 타운지만 해도 50여개다. 최근엔 와 같은 일반 잡지들도 마을 특별판을 지속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고로 시부야 근처에 가면 시부야의 타운지를, 키치조지 근처 서점에 가면 키치조지 타운지를 만날 수 있다. 동네 주민들에겐 마을 알림판과 같은 기능을, 그리고 타지 사람들에겐 꼼꼼한 가이드 책의 기능을 하는 게 바로 타운지다. 관광 가이드 책이 담지 못하는 마을의 숨어있는 가게들과 이벤트 소식을 타운지를 열면 알 수 있다. 도쿄 여행이 익숙한 사람이라면 두껍고 무겁기만 한 관광 가이드 대신 동네 책방의 타운지를 권한다.
마을 맛집에서부터 산책코스까지

일본엔 전국 300 여 타운지가 가입한 단체 ‘타운 정보 전국 네트워크’가 있다. 상점가의 공동체 의식이 강한 일본에선 마을의 알림판으로 타운지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는 곧 타지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빠르고 상세한 가이드 책이 됐다. 마을의 역사, 마을의 정보를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시작한 책이 유용한 콘텐츠가 된 셈이다. 숲과 그림, 카페를 가진 키치조지가 계속 키치조지일 수 있고, 지브리 미술관이 위치한 미타카시가 계속 꿈의 도시로 남을 수 있고, 음악과 영화, 패션과 젊음이 뒤섞인 시부야가 계속 시끌벅적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이 타운지를 만드는 도쿄 사람들의 노력 덕이 아닐까. 마을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야 말로 마을을 아름답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일본의 타운지에서 일본 마을의 오늘을 본다.
글. 도쿄=정재혁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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