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같은 미디어 홍수 시대에 대중은 생활 패턴과 취향에 따라 미디어를 선택하고 집중한다. 사람들이 다시보기 VOD와 인터넷 동영상을 클릭하는 시대에 광고는 더 이상 TV 속 드라마 사이에 머물 수 없게 되었다. 대중은 광고 역시 콘텐츠로 즐기기 시작했고 만드는 사람들은 예전처럼 제품만 내세워서는 더 이상 성공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이에 등장한 것이 이야기를 파는 ‘스토리텔링 마케팅’과 엔터테인먼트라는 필터를 통해 대중의 거부감을 희석시키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Branded Entertainment Marketing)’이다.
세련된 PPL과 스토리텔링 광고의 힘

그러나 ‘오호츠크해’ 편은 PPL이었지만 동시에 그 자체로도 여전히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우리가 박명수의 ‘폭력성 실험’을 보면서 웃고 즐기는데 일본관광청의 협찬이 방해가 되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대홍기획의 한유석 팀장 역시 “PPL은 작품이 맞아떨어지는 접점을 찾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스토리텔링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작업에 대해 “직접 찾아가서 즐기라는 광고의 목적과 가보지 않은 곳에 도전하는 프로그램 성격이 잘 맞는 떨어졌다. 방송이 나간 후 여행 상품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작년부터 최근 ‘김하늘, 김민희 편’까지 화제를 모은 맥주 브랜드 Max의 캠페인도 흥미롭다. 수십 명의 한국영화계 스타들이 릴레이로 출연했으니 개런티만 해도 수십억에 달했을 이 대형 프로젝트가 성사될 수 있었던 건, 개런티를 기부하는 후원광고였기 때문이다. 또한 Max 광고는 최근 엔터테인먼트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포착한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의 성공 사례다. Max 광고에서 배우와 감독들은 영화 촬영장이나 뒤풀이 자리를 연상시키는 무대에서 실제 자신을 연기한다. 마치 ‘리얼리티 쇼’를 보는 듯한 착각을 주는 이 시리즈는 근래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리얼’을 잘 반영하고 있다. 게다가 시리즈로 제작되어 대중으로 하여금 다음에는 누가 나올까 하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고, 능동적으로 광고를 찾아보게 만들었다.
광고, 스스로 콘텐츠가 되어라

CF 역시 더 이상 TV 속 짧은 영상물로 존재해서는 과거의 영광을 이어갈 수 없다. 좁은 TV 상자를 벗어나 모든 것이 존재하고 그래서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의 망망대해에 내던져진 광고는 살아남기 위해 몸매를, 얼굴을, 화법을 바꾸고 있다. 때로는 유행가를 능가하는 CM송으로, 세련된 PPL로, 그리고 스타를 단순히 모델이 아닌 스토리텔링 속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러한 변화는 광고의 시청자이자 제품을 사는 소비자인 우리에게 나쁘지 않은, 오히려 흥미로운 변화다. 이는 결국 우리가 보고, 웃고, 즐기고, 갖고 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늘어나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각주_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 기업의 제품 및 브랜드를 영화, 드라마, 공연, 음악, 출판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장르에 접목시켜 스토리 속에 브랜드 이미지를 투영시키는 방식을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유발하는 기법글. 김희주 기자 fifte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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