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의 우승자가 가려지기 마련이지만, 은 결과로 큰 화제가 되는 방송이 아니다. 다만, 은 출연자 중 연예인의 비율을 적절히 조율해 인물 자체의 화제성을 높인다. 그래서 어수룩한 이미지의 김종민이 출연한 어제 방송은 인물과 형식의 만남만으로도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조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 점잖은 이상의 무엇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종민은 퀴즈 자체에 투지를 보여주기보다는 100인으로 출연한 노유민과의 콤비 플레이를 엮어 내거나 이전에 출연했던 ‘1박 2일’의 다른 멤버들의 성적에 지지 않겠다는 적당한 동기만을 보여주었다. 함께 출연한 공익근무요원들을 통해 복무시절의 이야기를 끌어내거나 긴장을 푼다는 명목으로 어설픈 댄스를 보여주는 것 역시 가벼운 토크쇼의 아이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출제된 문제들의 난이도 역시 기대 이하의 것이거나, 문제 해결 과정 자체가 복불복에 가까운 경우가 많아 ‘퀴즈쇼’로서의 긴장감 역시 크게 유발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은 뒤이어 출연한 ‘퀴즈의 달인’의 순서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미 여러 퀴즈 프로그램을 섭렵했다는 그 참가자는 물론 보통 수준 이상의 상식을 갖춘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방송을 통해 선명하게 증명된 것은 정답을 맞추는 실력보다는 오답을 설명하는 기술이었다. 아카데믹한 흥미를 끌어내지도 못하고, 승부로 인한 스릴을 느낄 수도 없다. 심지어 하이든과 비발디를 구분하지 못하는 음대생을 비롯해 누구하나 자신의 정답에 대해 논리적인 대답을 하지 못하는 100인의 존재는 유명무실하다. 퀴즈쇼의 주인공은 아무리 생각해도 퀴즈다. 주인공의 성격을 보다 예리하게 다듬어야 방송이 살아난다. 어느 방송이든 예외는 없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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