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텐아시아가 ‘영평(영화평론가협회)이 추천하는 이 작품’이라는 코너를 통해 영화를 소개합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나 곧 개봉할 영화를 영화평론가의 날카로운 시선을 담아 선보입니다. [편집자주]
이석근 감독의 ‘너의 결혼식’이 선물하는 것은 첫사랑의 달콤함만은 아니다. 우리가 사랑이라 믿었던 기억을 소환하고, 첫사랑의 감정을 현재로 환기시킨다. 그리고 우리가 기억하는 첫사랑의 맛이 어땠는지 반추하게 한다. 달고 시고 때론 쓴 첫사랑의 맛은 이제 더 이상 다시 찾게 되지 않는 어린 시절의 불량식품처럼 추억으로 남아있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그 시절 우리가 기억하는 첫사랑을 통해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그때의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시절 내가 느꼈던 감정이라는 사실도 놓치지 않는다. ‘너의 결혼식’은 첫사랑의 끝보다 조금 더 큰 성숙한 사랑을 보여준다. 상대방보다 내 감정이 앞서는 이기적인 첫사랑의 끝, 뒤서긴 했지만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순간 그 배려는 더 큰 사랑이 되어 서로에게 보답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이름에서 ‘환승’과 ‘우연’이라는 이미지를 덧입힌 것도 재미있다. 남자의 순애보는 필연인체 하지만 늘 ‘우연’에 기대어 이어지고, 여자는 계속 달리기 위해 내 앞에 선 버스로 ‘환승’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첫사랑이 과거인 사람에게 ‘너의 결혼식’은 씁쓸하지만 달콤하게, 첫사랑이 미래인 아이들에게 ‘너의 결혼식’은 슴슴하지만 살짝 새콤하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최재훈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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