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갑순이’(극본 문영남, 연출 부성철)로 시작했던 SBS 토요드라마는 어느새 대중들에게 ‘우리 재순이’가 되어있었다.
갑순이의 언니인 신재순(유선)의 상대 배우 최대철 또한 그에 한몫했다. 최대철은 극중 가정을 지키기 위해 재순과 재혼했지만 이혼 후 재순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조금식을 묵직한 존재감으로 그려내며 한 편 한 편 기대감을 높였다.
시청률이 그것을 입증했다. 전국 시청률 6.8%(닐슨코리아, 이하 동일)로 시작했던 ‘우리 갑순이’는 20회째에 11.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대를 돌파했다. 이후 시청률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다 마지막 회인 61회째에서는 20.1%로 20%대까지 넘어서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대철이 출연한 드라마 중 시청률이 좋은 작품은 ‘우리 갑순이’ 뿐만이 아니다.
KBS2 ‘왕가네 식구들’(2013)의 시청률은 47.3%까지 치솟았고, MBC ‘왔다!장보리’(2014)는 최고 37.3%를, MBC ‘내 딸, 금사월’(2015)는 최고 34.9%를 기록하며 ‘시청률의 요정’이라는 애칭까지 듣게 됐다. ‘시청률의 요정’이 된 소감이 어떤지 묻자 최대철은 호방한 웃음을 터뜨리며 “날아갈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냥, 열심히 해보자라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열심히 하다보면 나아질거야’라는 생각만 하면서 달렸죠. ‘우리 갑순이’는 6%대로 시작했던 터라 막상 오르니까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10% 돌파했을 때도 현장에서 배우들이랑 ‘와, 우리가 10%를 넘었어!’라고 외치며 환호했던 기억이 나요. 10%를 넘을 것이라고도 기대를 못했었거든요. 제가 ‘시청률의 팅커벨’이라니, ‘대박’ 아닌가요.(웃음)”

‘우리 갑순이’는 최대철의 브라운관 데뷔작 ‘왕가네 식구들’에 이어 두 번째로 문영남 작가와 조우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 ‘왕가네 식구들’ 캐스팅을 회상하며 “처음으로 TV 드라마에 도전하는 무명 배우였던 나를 왜 캐스팅했는지 나중에 작가님께 물어봤을 정도로 감사했고, 그만큼 내겐 은인 같은 분”이라고 말하는 최대철은 ‘우리 갑순이’에서도 주요 배역을 맡긴 문영남 작가에게 감사를 표했다. 문영남 작가에게는 본인이 ‘우리 대철이’가 아니냐고 묻자, 최대철은 진심어린 표정으로 이렇게 답했다.
“이것도 ‘대박’인거죠. 누군가를 믿고 먼저 손 내밀어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한번 더 저를 믿어주신 것에 대해서 보답해드리고 싶었어요. 제게 주신 배역 하나, 재순이하고의 멜로 하나까지도 작가님이 주신 사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최선을 다했고, 결과도 잘 나와서 만족스러워요. 작가님 사랑합니다.(웃음)”
‘우리 재순이’라는 애칭이 만들어 질 만큼 ‘우리 갑순이’가 그에게 대중적인 인지도와 사랑을 안겨준 작품이기 때문이었을까. 그는 ‘우리 갑순이’를 2년 더 연장했어도 좋았을 것이라는 농담과 함께 드라마가 끝난 아쉬움을 내비쳤다.
“(조)금식이에 대한 반응이 올라오고 있는데 너무 금방 끝난 것 아닌가 싶어서 아쉽죠.(웃음) 금식이랑 재순이하고의 러브 라인이 더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절반은 포함되어 있었고요. 사실 제가 티를 안 낸 거지, 시청자들이 ‘우리 재순이’라고 지어준 별명도 처음 들었을 때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데요.(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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