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고수, 설경구, 강혜정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고수, 설경구, 강혜정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한국 SF 스릴러의 정의를 다시 내린다. 59억의 적은 예산이 들어갔지만 긴 후반 작업으로 높은 완성도를 예고했다.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 제작 로드픽쳐스)은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고수)가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감춰진 기억 속에서 단서를 찾아 범인을 쫓는 기억추적 SF 스릴러다.

‘루시드 드림’은 SF 스릴러 장르의 확장과 한국영화에서 처음 다루는 ‘루시드 드림’이라는 참신한 소재를 선보인다. 흔히 ‘자각몽’이라 알려진 ‘루시드 드림’은 꿈을 꾸는 중에 꿈이라는 사실을 깨닫거나, 처음부터 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거나 혹은 애초에 꿈을 꾸는 사람이 꿈을 컨트롤하는 것 등을 일컫는다.

김준성 감독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루시드 드림이라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고 재미있는 느낌이었다. ‘인셉션’이라는 영화도 국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상업적으로 풀어나가는 것 때문에 제작이 안 됐었다. 재밌는 소재로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상업 영화를 고민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설경구는 “SF라고 해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현실적인 이야기다. SF라는 생각으로 찍지는 않았다”고 했고, 강혜정은 “루시드 드림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 과연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있었다”면서도 “연구 자료를 많이 받았는데 자면서 한번 즈음 겪어봤을 법한 일이더라. 이게 수사기법으로 활용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되는 게 신기했다”고 전했다.

김준성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루시드드림’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김준성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루시드드림’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아들을 납치당한 고발 전문 기자 대호 역을 맡은 고수는 루시드 드림을 이용해 아들을 잃어버렸던 그 날의 기억으로 돌아가 납치범의 단서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 가볍게, SF 책을 읽는 것처럼 술술 읽었다. 마지막에 다 보고 나니까 초조하고 손에 땀이 났다. 많이 부족하지만 너무나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고수는 캐릭터를 위해 10kg을 증감하기도 했다.

설경구는 ‘공공의 적’, ‘감시자들’에 이어 세 번째로 경찰 역을 맡았다. 그는 “사건을 해결하기보다는 대호에 대한 연민과 사건에 대한 애착으로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인물이다. 치밀하고 계획적이고 부드럽기도 한 캐릭터다”고 설명했다.

정신과 의사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준 강혜정은 “어색해 보이면 안 되겠다는 생각했지만 아무리 해도 어색했다. 설득력이 있어야 되겠다 싶었다”면서 “그때 감독님이 조금 더 차갑고 이지적인 이미지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걸 제안했다.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처음으로 짧게 잘라봤다. 잘생쁨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웃어 보였다.

김준성 감독은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해 “영화가 부성애를 다루고 있지만 SF적인 요소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판타지적인 이미지가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고수와 적합했다”며 “설경구는 워낙 연기를 잘 하는 배우지 않나. 작품을 함께 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강혜정은 원래 팬이었다. 머리카락을 자르면 아름다울 거라는 느낌이 들어서 제안을 했는데 역시나 잘 어울렸다”고 설명했다.

배우 고수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루시드드림’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고수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루시드드림’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김준성 감독은 ‘루시드 드림’이 첫 상업영화 입봉작이다. 설경구는 “촬영 전에 술을 되게 좋아했다. 그런데 촬영 직전이 되니까 혈압이 올라간다고 고혈압약을 먹더라. 촬영 하는 내내 몸을 엄청 사렸다. 원로 감독님과 하는 줄 알았다”고 웃으면서 “스트레스 때문에 그랬던 거 같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인데도 스트레스가 엄청 많았던 거 같았다”면서 그의 고충을 대변했다.

앞서 논란을 샀던 박유천의 분량은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나올 예정이다. 박유천은 대호의 꿈속에 나타난 의문의 남자 디스맨 역을 맡았다. 김준성 감독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히든 캐릭터다. 시나리오대로 영화에 잘 녹아들게 됐다”고 말했다.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에서 멈추지 않고 ‘공유몽’이라는 참신한 설정으로 확장된 세계를 선보인다. ‘공유몽’이란 ‘루시드 드림’을 통해 서로의 꿈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루시드 드림’은 꿈을 소재로 한 ‘인셉션’과 비교선상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인셉션’이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로 타인의 꿈에 접속해 생각을 빼내는 이야기라면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을 이용, 꿈을 꾸는 사람이 꿈을 컨트롤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예정이다. 무엇보다 ‘루시드 드림’은 59억이라는 적은 예산으로 진행됐다.

김준성 감독은 “예산이 적어서 후반 작업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후반 작업에 힘을 썼다”면서 ‘인셉션’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SF적인 요소가 있지만, 아버지가 아이를 찾는 이야기다. 감정과 드라마가 돋보인다. 비주얼도 중요하지만 감정이 중점이 됐다. 거기에 중점을 맞춰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는 22일 개봉.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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