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집밥 백선생’ 17회 2015년 9월 8일 화요일 오후 9시 40분
다섯줄 요약
김장철을 앞두고 처리가 곤란한 묵은지를 주제로 선정했다. 제자들은 먼저 묵은지를 먹어보며 묵은 정도에 따른 차이를 느끼고 그에 따라 달라질 요리법 포인트를 배웠다. 묵은지 대표 요리인 묵은지 찜을 비롯해 묵은지 찌개, 묵은지 볶음, 묵은지 전을 만들었다. 특히, 묵은지, 들기름, 멸치, 국간장만으로 만든 묵은지 찌개는 육수로도 활용이 가능해, 라면을 끓이는데 그 맛은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리뷰
‘집밥 백선생’은 분명 예능이지만 사실 예능과 요리 정보 프로그램의 경계에 있다. 매회 진행되다보면 정보 제공의 기능이 월등히 커져있고, 제자들도 진심으로 요리에 집중하여 학습적 태도로만 프로그램에 임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예능이기에, 제자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살리려 애쓰고, 요리 중간 ‘tvN 리포터’라는 역할을 도맡아하는 김구라의 존재는, 예능임에도 튀어 보여 시청자의 뭇매를 맞기도 한다.
예능적 요소는 중요해 보이지 않는 진행, 매 회 같은 포맷으로 프로그램은 자칫 지겨워질 수 있지만, 여전히 큰 관심과 인기, 그리고 시장 영향력까지 유지하고 있다. 거기에는 무형식의 형식 안에 알찬 내용으로 지겨울 틈이 없게 방송을 이끌며,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고 있는 백종원의 힘이 있다.
묵은지를 가져가라는 어머니의 연락을 받았던 경험을 통해 묵은지를 주제로 선정했다는 백종원의 설명은 지금을 살아가는 주부들의 고민을 알고, 그것을 해결할 방송을 준비했음을 알게 한다. 여기에 실험적이고 낯선 요리가 아니라, 찜, 찌개, 볶음 등 친숙한 요리를 통해 공감을 얻어내기도 했다.
백종원은 고기기름, 들기름 등을 활용해 묵은지의 군내를 잡고, 어떻게 묵은지의 장점만을 살릴 것인지를 보여주었다. 돼지고기를 더 작게 썰어 더 끓인다던가, 들기름으로 볶아 군내를 잡는 등 맛을 바꾸는 미세한 차이는 제자들이 느껴 보았다. 멸치의 비린 맛이 나던 묵은지 찌개는 국간장 반 컵으로 멸치의 맛을 잘 살린 깊은 맛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백종원의 요리엔 허를 찌르는 꿀팁이 존재한다. 하지만, 오늘 보여준 꿀팁은 사소한 방법의 차이로 작은 데서부터 맛의 깊은 차이를 이끌어낸다는 것이었다. 왜 우리의 요리는 이제껏 2% 부족한 맛이었는가, 한 번 실패한 요리는 왜 제 맛으로 돌이킬 수 없었던가를 돌아보게 해주었다. 이번 방송의 주제선정, 요리방법 등을 보며 왜 아직도 백선생인가 하는 질문에 또 다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반 농담처럼 전 국민이 묵은지를 해결하길 바란다는 백선생의 소망은 비현실적인 말이 아닐지 모른다. 집집마다 냉장고 한편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군내 가득한 묵은지가 드디어 묵은 세월을 정리하고 나올 때가 된 듯해 보인다.
수다포인트
- 보통 자기 집 김치가 제일 맛있다고 하지 않나요? 송재림, 윤박의 귀여운 투정 같은 김치 디스전.
– 몇 년째 라면을 안 먹던 김구라마저 사로잡은 묵은지 라면! 힘겹게 지켜봤네요.
– 예고편에 잠시 나온 윤상씨 두 아들 미모에 시선 고정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tvN ‘집밥 백선생’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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