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운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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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이은호 기자] “한국음악에서 접해보지 못한 음악을 정진운밴드를 통해서 들었으면 좋겠다.”

25세 청년의 포부라기엔 다소 당차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데뷔 8년차 가수의 각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 2008년 그룹 2AM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정진운은 최근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이하 미스틱)와 계약을 맺고 솔로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정진운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레진코믹스 브이홀에서 ‘미스틱 오픈런’ 무대에 올라 정진운밴드의 출격을 알렸다.

공연을 마친 정진운은 “평일 오후 공연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와서 놀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이날 공연장에는 그간 열렸던 ‘미스틱 오픈런’ 공연 중 가장 많은 관객들이 모였다. 그는 “미스틱에 와서 처음으로 하는 활동이 공연이어서 좋았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아무래도 관객들이 모르는 노래가 많다보니 내용적은 측면에서는 조금 아쉽기도 하다. 한시간 반 공연으로 세트리스트를 짰는데 흥분해서 달리다보니 러닝타임이 좀 짧아졌다”고 공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은 2AM의 감성 어린 발라드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파격적일 수 있었다. 이날 밴드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던 정진운은 강렬한 사운드와 함께 새로운 록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사실 정진운은 학창시절부터 밴드 멤버로 활동한 바 있는 ‘로큰롤 베이비’. 그가 미스틱을 선택한 이유도 밴드 음악에 대한 갈망과 관련 있었다. 정진운은 “내 음악, 밴드 기반의 음악을 할 수 있는 회사에 가고 싶었다”면서 “내가 먼저 미스틱에 연락을 했다. 계약이 성사되기 전까지 굉장히 많은 미팅을 가졌다. 나를 좋게 봐주더라”고 미스틱 행(行) 뒷이야기를 전했다.

정진운은 “미스틱에 굉장히 만족한다. 회사자체가 정감 있다”면서 “JYP가 워낙 가족적인 분위기라 다른 회사에서 텃세를 당할까봐 걱정했다. 그런 게 전혀 없다. 다른 분들도 다 좋아 보인다고 하시더라”며 새 소속사에 대한 강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진운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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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행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정진운에게는 인생에 있어 JYP가 차지하는 부분이 남달랐을 터. 그는 “2AM 형들과 떨어지는 것이 가장 걱정스러웠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형들 없으면 어떡하냐’고 말하곤 했는데 그 때마다 ‘어딜 가서도 다 할 수 있다’며 응원을 해주더라”고 변함 없는 의리를 과시했다. JYP의 수장 박진영의 응원도 컸다. 정진운은 “미스틱에 가려고 한다고 했더니 껄끄러울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 흔쾌히 의견을 내주고 존중해주더라. 사실 나한테는 좀 어려운 자리였는데 정말 형처럼 대해주셨다”면서 “정말 고마웠다. 힘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어려운 발걸음을 옮긴 만큼, 밴드 음악을 향한 정진운의 열망은 뜨거웠다. 그는 “사람들이 모르는 음악 색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남들과 같은 음악 하려고 했으면 편한 음악을 했을 것이다. 한국 음악에서 접해보지 못한 색깔을 정진운밴드를 통해서 들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과거 지산록페스티벌 참여 당시 “한국식 브리티쉬 록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던 그는 콜드 플레이, U2, 뮤즈 등의 음악을 들으며 영향을 받았다. 정진운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아티스트들이 섞여서 지금의 정진운밴드 음악이 나온 것 같다”면서 “어떤 장르가 한국에 없을까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전해 향후 음악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정진운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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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2AM의 멤버 임슬옹이 공연장을 찾아 응원을 전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그간의 불화설이나 해체설을 말끔히 씻어주는 발걸음이었다. 정진운은 “멤버들끼리 매일 연락을 한다. 소소한 일들부터 음악얘기까지 매일 얘기한다”면서 “기사를 보니 어떤 가요 관계자가 ‘현실적으로 2AM이 다시 뭉치는 건 어렵다’고 했다더라.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해체설을 들으면, 특히나 팬들은 굉장히 마음 아파하시더라. 그런 얘긴 안 들으셨으면 좋겠다”고 불화설을 일축했다. 정진운은 당분간은 서로 개인 활동을 지속하겠지만 2AM의 곡도 계속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스틱에 새 둥지를 튼 정진운은 이후 다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그는 “우선 예능 프로그램을 계속 할 것이다”고 전하는 한편 “여름이 다가오는 만큼 정진운밴드의 공연이 더 있을 것 같다. 곡도 계속 쓰고 있다. 오늘 들려드린 노래 말고도 많은 곡이 있다. 좋은 곡이 나오는 대로 인사를 드리고 싶다. 열심히 작업 중이다”면서 밴드 활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연기도 이어간다. 정진운은 “연기도 완전 해야 한다”면서 “시나리오를 계속 받고 있다. 좋은 작품을 물색 중이다”고 전했다.

25세. 정진운은 많은 이들이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나이에 두 번째 발걸음을 옮겼다. 고교시절부터 밴드 활동을 시작했던 ‘로큰롤 베이비’ 정진운은 어느덧 자신의 이름을 딴 밴드를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어려운 결정을 내렸고 앞으로 더 어려운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허나 목표가 뚜렷한 정진운에게는, 모든 모험이 즐거움이지 않을까.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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