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잔인한 분위기에 압도 당했다. ? 관람지수 7

그로부터 3년의 시간이 흘렀다. 태수와 승현에겐 여전히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3년이 아니라 30년이 지나도 마찬가지일 게다. 태수는 수감 중인 강천을 찾는다. 혹시라도 시신이 있는 곳을 알려줄까 싶어서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찾는 심정이다. 여느 가족이라도 그랬을 것이다. 물론 강천이 알려줄리 없다. 섬뜩한 미소와 함께 직접 찾으라는 말 뿐이다. 이미 태수의 삶은 만신창이다.
평범한 은행원이었던 승현의 삶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승현은 태수와 다른 길을 선택했다. 아내의 시신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승현은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 중인 강천과 마주하기 위해 한때 조폭 두목이었던 손명수(김의성)와 거래하고, 살인까지 저지른다. 그리고 조폭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중 태수와 승현은 다시 마주하게 된다. 결국 두 사람은 어딘가에 묻혀 있을 수경의 시신을 찾기 위해 강천에게 향한다.
‘살인의뢰’에서 연쇄살인 장면은 그리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잔인한 분위기는 영화 전체를 압도한다. 역대급 악역의 탄생이라 할 만큼 박성웅의 연기한 강천은 잔인했다. 또 김의성과 펼치는 알몸 액션신에서는 강천의 무서움이 제대로 표현됐다. 보통 사람을 압도하는 신체적 조건과 서늘한 분위기는 단연 최고다. 칼에 찔리고, 피가 철철이지만 고통스러운 표정 한 번 없을 정도다.
특히 사악한 그의 미소는 잔인함을 극대화했다. 서늘한 그의 눈빛에 꼼짝 못하는 간수의 모습은 마치 관객들의 표정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대사도 없고, 살인의 이유도 없다. 그래서 더 무섭다. 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무작정 살인하는 기계처럼 느껴질 정도다. “사연 등을 부여해 도망갈 곳을 두고 싶지 않았다”는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영화 전체를 짓누르는 잔인한 분위기 덕에 태수의 마지막 한방은 더욱 통쾌하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사형제도, 사적복수 등 민감한 소재를 건드린다. 이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감독이나 배우가 원하는 바다. “사형제도 등에 대해 다시금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바라는 지점이다.
텐아시아=황성운 기자 jabongdo@
사진제공. 미인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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