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THE LAST'(연출 추정화)는 1,000만 독자를 보유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북한 남파 특수공작 부대 엘리트 요원들이 조국 통일이라는 사명을 안고 남한 달동네에 위장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5446부대 소속 원류환, 리해랑, 리해진은 북에서 ‘전설’이라 불릴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던 요원들이다. 이들은 남한으로 내려와 각각 바보, 가수 지망생, 고등학생으로 위장해 살아가며 예상치 못한 정(情)과 가족애를 느낀다. 이후 맞닥뜨린 임무는 이들을 평화로운 일상과 요원의 숙명 사이에서 갈등하게 만든다.
이번 공연은 2016년 초연 이후 10주년을 맞아 규모를 대폭 확장했다. 배우는 14명에서 33명으로 늘었고, 넓어진 무대는 북한 특수공작 부대원의 격한 훈련 장면을 담아내도 공간이 남았다.
작품은 김동준을 비롯해 오종혁, 니엘, 영빈, 민규, 이지함 등 아이돌 출신 배우를 대거 캐스팅하며 개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영빈과 이지함은 중반부부터 음정이 흔들렸고, 뮤지컬 배우에게 필요한 성량도 부족했다. 그나마 다수의 뮤지컬 경험이 있는 메인보컬 출신 김동준만이 안정적인 실력을 보였다.
특히, 대립 구조가 강화되며 템포가 빨라지는 신에서 이지함의 발음이 뭉개져 일부 대사가 전달되지 않았다. 여기에 이번 작품이 뮤지컬 데뷔작인 영빈은 음이탈이라는 치명적인 실수까지 내며 흐름이 끊겼다.
기술적인 완성도 역시 아쉬웠다. 남한에서 동구로 살아가던 원류환이 뒤늦게 통장을 확인하고 흐느끼는 장면에서 무대 장치가 전혀 등장하지 않아 2층 관객들은 배우가 무엇을 꺼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배우가 "동구 월급"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상황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앙상블과의 격투 장면도 섬세함이 부족했다. 3인방과 앙상블이 칼을 휘두르고 발로 차는 동작을 이어갔지만, 효과음 없이 배우들의 "으억!" 하는 육성만 나와 몰입도가 떨어졌다.
북에 남겨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나 남한에서 만난 어머니에게 느끼는 정 등 감정선은 전달됐으나, 작품 전체의 여운을 이끌어내기엔 부족했다.
그럼에도 앙상블의 군무는 완성도가 높았다. 군사적 동작과 장총을 활용한 안무가 일사불란해 시선을 잡았고, 원류환이 월남하게 된 배경도 내레이션으로 명확히 설명돼 극 초반 몰입을 도왔다. 남한에서 바빠진 동구의 일상을 클론으로 표현한 장면은 위트를 더했다. 북한 요원들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에서 실제 붉은 레이저가 발사되는 연출은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한편 '은밀하게 위대하게: THE LAST'는 오는 4월 26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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