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은정, 윤정수, 방민아 / 사진=텐아시아 DB
함은정, 윤정수, 방민아 / 사진=텐아시아 DB
2025년, 유독 결혼과 임신 소식을 전한 스타들이 많았다. 배우 박진주, 김윤혜, 김가은, 이장우, 함은정, 가수 방민아, 김종국, 김종민, 이상민, 주니, 개그맨 김준호, 방송인 윤정수, 유튜버 곽튜브, 정재형 등이 결혼 소식을 알렸다. 배우 이시영, 이하늬, 박보미, 가수 은가은, 나비, 거미, 초아, 유튜버 임라라 등은 임신 소식을 전했다. 이처럼 올해 연예인들의 결혼과 임신 소식이 잇따르는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결혼과 출산 후에도 연예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연예 산업이 바뀌었고, 대중들 역시 이들 개인의 삶을 존중해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조혜원 SNS
사진=조혜원 SNS
'커리어 단절'은 이제 옛말

1990년~2000년대에만 해도 결혼 소식을 알리면 팬들이 대거 이탈하는 등 커리어에 데미지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결혼과 출산 후에도 커리어를 이어 나갈 수 있다. 배우 손예진과 이하늬 등도 결혼과 출산 후 자연스럽게 복귀에 성공했다. 모델 장윤주는 결혼 후 영화 데뷔작 '베테랑'으로 '천만 배우' 타이틀을 얻었다.

방송가의 역할도 한몫하고 있다. KBS2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ENA 채널 '내 아이의 사생활', TV조선 '우리 아기가 또 태어났어요' 등은 가정과 출산 그리고 육아에 초점을 맞춰 가족과 아이들이 주는 기쁨을 조명한다.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장 및 출산 혜택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출연자들 역시 대부분 기혼자이거나 슬하에 자녀를 두고 있는 연예인들이다. 일반인들에게는 결혼과 출산을 독려하면서 연예인들에게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도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셈이다.
사진=웨딩플래너 개인 SNS
사진=웨딩플래너 개인 SNS
사진=김가은 SNS
사진=김가은 SNS
연예계도 대중 인식도 변했다

위에서 언급한 연예인들은 손 편지 혹은 웨딩 사진을 직접 개인의 SNS에 올리며 결혼 사실을 알리거나 인정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과거에는 연애나 결혼 그리고 임신 소식이 비밀스러운 사생활로 여겨졌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연예인들이 SNS로 사생활을 공유하면서 이런 소식들도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미디어의 환경 변화는 팬덤 문화도 바꿨다. 약 10~20년 전만 해도 S급 연예인들의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이 들려오면 팬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결혼을 반대하는 목소리까지 냈었다. 하지만 현재는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연예인들의 SNS에 결혼 및 출산을 축하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댓글에서도 "많이 사랑했습니다. 꼭 행복하게 잘 사세요!"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 누리꾼은 "연예인도 개인의 삶이 있는 거니까"라며 선택에 존중을 표했다. 최근 가수 원슈타인이 7년 연애를 SNS를 통해 갑작스럽게 알렸음에도 댓글에는 팬들의 분노 대신 "예쁜 사랑 하세요"라는 말들이 이어졌다.
사진=김지민 SNS
사진=김지민 SNS
쏟아지는 결혼·임신 소식, 국가의 지원 정책 때문일까?

대한민국은 저출산율 1위다. 국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난임치료비 보조, 임산부 교통비 지원, 신혼부부 주택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9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16만 867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났다. 특히 8월 합계출산율은 0.77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0.02명 상승했다.

혼인 건수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8월 혼인 건수는 1만 944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0% 증가해 2023년 4월 이후 17개월째 증가세를 기록했다. 올해 1~8월 누적 혼인 건수는 15만 771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늘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30대 초반 인구 증가 및 정부의 각종 지원 등으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연예인도 대한민국의 한 시민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을 수는 있지만, 줄지어 들려오고 있는 연예인의 결혼·임신 소식이 정부의 혜택 때문이라고는 단정 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연예인들의 연이은 결혼·임신 소식이 정부의 다양한 사업들과 맞물리면서 대중들에게 '결혼과 출산이 부담이 아니다'라는 이미지는 줄 수 있다"고 했다.
사진=은가은 SNS
사진=은가은 SNS
사진=초아 SNS
사진=초아 SNS
★들의 결혼·임신 소식이 대중에게 주는 양면성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영향력 있는 연예인들의 잇따른 결혼·임신 소식은 일반인들에게 결혼과 출산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게 한다"며 "방송가와 연예계가 결혼과 출산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일반인들도 가정과 육아를 가치 있게 생각할 수 있게 된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잘 나가는 연예인들의 결혼과 임신 발표는 오히려 일반인에게 현실의 괴리감을 줄 수 있고, 잦은 결혼·임신 발표는 비혼 혹은 딩크(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추구하는 사람에 암묵적인 기대감이나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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