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서울 마포동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남궁선 감독과 배우 공명, 신은수, 차우민, 윤상현이 참석했다.
'고백의 역사'는 1998년, 열아홉 소녀 박세리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던 중 전학생 한윤석과 얽히며 벌어지는 청춘 로맨스. 이 작품은 1998년의 부산을 배경으로 한다.
남궁선 감독은 "'고백의 역사'라는 제목은 여러 의미가 있다. 우리가 살면서 고백을 많이 한다. '고백할 일이 있다'고 하면 어르신들은 '뭐 잘못했냐'고 그러고, 어렸을 때 고백은 풋풋한 사랑의 고백일 때가 많다. 1998년도 박세리를 통해 풋풋한 시간을 돌아보고 자기 자신만의 고백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궁선 감독은 공명에 대해 "너무 귀엽지 않나"라며 웃었다. 이어 "우리 영화가 건강하고 맑은 이미지여서 함께 참여하는 배우도 모두 그런 이미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공명은 해맑고 바른 이미지를 지닌 배우인데, 시큰둥한 측면도 있다고 봤다. 윤석은 지쳐있기도 하고 툴툴거리기도 한다. 그런 느낌을 찾아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보기엔 큰 곰돌이젤리처럼 귀엽지만 살짝살짝 보이는 시큰둥함을 살리면 좋겠다 싶었다. 영화에서 여린 소년으로 바로 바뀌는 것을 보고 든든했다"고 칭찬했다. 공명은 "제가 보여줄 수 있는 풋풋함, 사랑스러움, 청춘의 이미지를 잘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전했다.

남궁선 감독은 "곱슬머리가 이 각본의 메인 이벤트였다. 컨트롤할 수 없는 곱슬머리가 너무나 콤플렉스인 시기다. '그것을 꼭 바꿔야 되는가'라는 화두를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곱슬머리뿐만 아니라 10대 때는 외모에 신경 쓰고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고 한탄하며 산다. 곱슬머리가 그걸 잘 표현할 수 있는 세팅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신은수는 부산 사투리 대사를 연습하다 보니 대본을 통째로 외우게 됐다고. 그는 "사투리 선생님과 일주일에 두세 번 만나서 수업했다. 아이패드에 높낮이를 적어놓고 연습했다. 그러다 보니 대본을 너무 많이 읽어서 첫 촬영 전에 대본을 다 외웠다. 그 정도로 노력했다"며 뿌듯해했다.

극 중 박세리가 고백하려는 대상이 김현. 학교 최고 인기남 역에 캐스팅된 소감을 묻자 차우민은 민망한지 한숨을 내쉬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감사드렸다. 하지만 걱정이 앞섰다. 인기남 이미지를 잘 만들어낼 수 있을까 싶어서다. 최대한 노력했다. 자기 관리도 열심히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부산에서 로케이션을 했는데, 매일 러닝을 했고, 촬영 전날 꼭 마스크팩을 했다. 또 충분히 자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차우민은 상의 탈의하는 장면도 있었다고 한다.
남궁선 감독은 "학교 인기짱 역할이라고 하니 부담스러워하더라. 그런데 알고 보니 학교 다닐 때 인기짱이었더라. 끈적끈적한 역할을 열심히 해줬다"고 말했다. 공명은 "정말 인기남이었던 게 학창 시절 받은 편지 같은 걸 보여주더라"고 거들었다. 남궁선 감독은 "'최고 미남 김민우(차우민 본명)에게 바치는 시'가 있더라"고 했다.

'고백의 역사'는 1998년 부산이 배경. 1998년에 뭘 했냐는 물음에 공명은 "저는 4살이었고, 나머지 친구들은 아직 안 태어났다"고 답했다. 2002년생인 신은수는 "다 신기했다. 가장 신기했던 건 '패션의 유행이 돌고 도는구나' 싶었던 거였다. 극 중 힙하고 펑퍼짐한 의상들이 많은데, 지금 유행하는 스타일이 그 시대에 유행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남궁선 감독은 "1998년에 가지는 향수가 있을 거다. 그 시절이 불안하지 않았던 시절은 아닌데, 문화적으로는 이상한 낙관주의가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1세대 아이돌도 나오고 대중문화 쪽에서 새로운 것들이 나왔다.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시기가 열렸던 때로 기억한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작품에 1998년의 요소가 들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극 중 고등학교는 남녀공학이다. 98년도에 남녀 혼성그룹도 있어서 반영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들었을 때 추억이 될 수 있는 곡들도 사이사이 숨겨뒀다. 그 시대를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추억이 되고,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감각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만의 매력에 대해 남궁선 감독은 "빗장을 풀어놓고 보면 저처럼 피식피식 웃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31살인 공명은 이번 작품에서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을 연기하게 됐는데, 교생 같다는 대중의 반응도 있었다. 이에 공명은 "저도 그 반응 봤다. 저도 흠칫 놀랐다"라며 폭소케 했다. 이어 "공개되고 나서는 시청자들이 그렇게 보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고등학생 한윤석의 풋풋함, 청춘을 잘 담고 있다. 많은 분이 걱정하는 것처럼 30대에 교복 입는 게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많이 관리하고 연기적으로도 노력했다. 감독님 말씀처럼 빗장을 열고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고백의 역사'는 오는 2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