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연출 소형준, 성승민/작가 남수희/이하 '이유 있는 건축')에서는 레트로 감성과 트렌디함이 공존해 MZ들의 발걸음이 모이는 '느좋'(느낌 좋은) 동네 해방촌으로 건축 여행을 떠났다. 개그맨 엄지윤과 조진세가 해방촌 곳곳을 누비며 숨은 매력과 놀라운 비밀을 소개했다. '느좋' 공간에 도착할 때마다 밝혀지는 해방촌의 비밀과 독특한 지형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 한 회였다.

이어 엄지윤과 조정세는 흡사 천국의 계단이라 불러도 될 만큼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마주했다. 계단 끝에서 기다리고 있던 건 해방촌의 루프탑 뷰. "여기 대박이네! 서울 전역이 다 보여요"라는 엄지윤의 탄성에 홍진경은 "나 여기 가봤어!"라며 반가워했다. 이 루프탑 카페는 절벽으로 끊긴 두 길을 이어주며 길의 일부가 된 건물로, 2023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단차를 극복하고 공공의 통로 역할을 한 이 루프탑 카페는 사유지를 통해 공공을 실현한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았다. "전망대인 줄 알았어요"라는 엄지윤의 말처럼 공공성을 품은 건축물의 힘이 돋보였다.
뒤이어 108 하늘 계단이 등장했다. 계단 옆에는 서울 최초의 경사형 승강기가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승강기는 1층부터 4층까지 나뉘어 있어 오르막길 중간에 내릴 수도 있었다. 알고 보니 이 108 하늘 계단은 경성호국신사로 가는 돌계단의 흔적이었다. 경성호국신사는 일본 조선인 징용의 정당화를 위해 지어진 곳이었고, 해방 후 이곳에 실향민 마을이 들어선 것.

신흥시장은 구석구석 느좋 포토스팟으로 가득했다. 그런 가운데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 전현무는 "나 여기 가봤다"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유현준은 "바쁜 사람이 안 가본 데가 없어. 잠을 안 자나 봐"라고 전현무 무수면설(?)을 제기해 폭소를 자아냈다. 반면 홍진경은 "나 친구들이랑 저기 가서 놀아야겠다. 난 맨날 가던 데만 간다"라고 털어놔 웃음을 더했다.

해방촌의 변화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김시덕 도시문헌학자는 "해방촌 도시 재생의 안타까운 점은 외지인 중심의 관광지로 편성되며 생활재가 빠진 상권 구조가 됐는 것이다. 일상적인 기본품을 파는 기능이 사라졌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김시덕은 "하지만 고도제한으로 인한 개발 제한이 있어 공공 개발이 필요한 곳"이라고 설명해 '느좋' 플레이스 그 이상의 의미에 대해 강조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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