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사냥의 시간' 수난史
개봉일만 3번 바뀐 '사냥의 시간'
법적 분쟁 극적 합의→23일 넷플릭스 공개
대세 배우 총출동+'파수꾼' 감독 신작 '기대감↑'
개봉일만 3번 바뀐 '사냥의 시간'
법적 분쟁 극적 합의→23일 넷플릭스 공개
대세 배우 총출동+'파수꾼' 감독 신작 '기대감↑'

‘사냥의 시간’은 지난 1월 31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제작보고회를 가지고 화려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이 영화의 출연 배우 최우식이 당시 ‘기생충’으로 미국행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라 덩달아 이 작품도 더욱 주목받았다. 여기에 ‘사냥의 시간’이 한국영화 최초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공식 초청되면서 더 화제가 됐다. 이제훈은 이날 “감독님이 단톡방에 기쁜 소식을 올려줘서 알게 됐다. 배우들 모두 환호했다. 꿈 같은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냥의 시간’은 베를린에서 공식 첫 상영에서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 극장 1600석을 매진시키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극장가의 기근이 이어졌다. ‘사냥의 시간’은 후반작업이 미뤄지면서 원래 개봉일이던 2월 26일도 예정보다는 늦은 일정이었다. 손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었던 ‘사냥의 시간’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처스는 초유의 결단을 내렸다. 지난 3월 23일 리틀빅픽처스는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직행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사냥의 시간’은 10일, 무난히 공개되는 듯 했다.

결국 리틀빅픽처스와 콘텐츠판다는 법적 다툼까지 하게 됐다. 8일, 법원은 콘텐츠판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서 상영될 경우 리틀빅픽처스는 콘텐츠판다에게 위약금을 물어야할 상황이 됐다. 넷플릭스를 통한 국내 공개는 가능했지만 판결을 의식한 듯 넷플릭스에서는 ‘사냥의 시간’ 국내 공개 및 관련 행사 진행까지 전면 보류했다.
10일,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공개를 두고 리틀빅픽처스와 콘텐츠판다는 긴급 회동을 가졌다. 원만한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던 가운데, 16일 양측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리틀빅픽처스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고 콘텐츠판다는 해외 30여 개국 영화사들과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는 영화 ‘파수꾼’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윤성현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도 주목받는다. 윤 감독은 “‘파수꾼’은 감정에서 오는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드라마 중심에다 이야기 구조도 복잡하다. ‘사냥의 시간’은 정반대다. 표현주의적이고 이야기 구조도 단순하고 직선적이다. 인물의 감정보다 상황에서 오는 긴장감에 초점을 맞췄다. 시네마틱한 음악과 사운드, 배우들의 표정으로 이뤄지는 영화”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극장 개봉 2월 26일에서 넷플릭스 공개로. 넷플릭스 4월 10일 공개에서 4월 23일 공개로. 포스터 속 날짜만 세 차례 바뀐 ‘사냥의 시간’이 상영 문제를 해결하고 마침내 공개라는 목적지에 다다랐다. 이날 오후 4시부터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사냥의 시간’은 현시대를 살고 있는 청춘들의 무기력함과 보편적인 고민들을 추격 스릴러라는 장르로 풀어낸다. 윤 감독은 낙후된 경제와 극단적 빈부격차의 모습이 강조된 새로운 세계관을 설정하고, 그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청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이 겪는 갈등과 고민을 담아내 공감을 끌어낼 전망이다. 갖은 진통을 겪은 ‘사냥의 시간’이지만 수작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만큼 어떤 스토리와 열연, 그리고 메시지를 전해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