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청강이 가진 ‘스토리’의 힘을 부인할 수는 없다. 집안 사정으로 아홉 살 때부터 혼자 살아야 했고,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는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개인사는 예선부터 자연스럽게 시선을 모았다. 그의 팬들 중 40대, 50대의 이모 팬들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백청강의 스토리와 무관하지 않다. 방송 또한 이러한 백청강의 스토리를 캐릭터로 만드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가 한국에 와서 줄곧 라면만 먹었다는 인터뷰를 내보냈고, 아버지와 재회하는 모습도 담았다.
팬을 부르는 백청강의 또 다른 매력

‘남자로서 영 주장 있는 백청강’. 팬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개인사와 별개로, 백청강은 의외로 강단과 근성이 있다. 그는 단점을 수없이 지적 받았지만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수용했고, 다음번에는 늘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다른 가수의 모창 같다는 평은 어느덧 사라졌고, 문제로 지적된 비음도 많이 뺐다. 백청강처럼 어느 정도 완성된 노래 실력을 가진 사람이 창법을 바꾸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백청강은 노력으로 많은 것들을 바꾸었고, 그의 조용한 노력은 참가자의 성장과 노력을 높게 평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특성상 시청자들에게 높게 평가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백청강은 멘토인 김태원이 “80년대 까치를 보는 것 같다”고 했을 만큼 다소 어둡고 촌스러운 이미지였다. 하지만 아버지와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심각한 각오를 다지거나, 울지 않았다. 두 사람은 박칼린을 실제로 만난 이야기를 하며 환하게 웃었고, 아버지가 보이지 않게 되고 나서야 그는 다 풀지 못한 그리움을 곱씹었다. “앙까?”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것은 단지 신기한 사투리이기 때문이 아니다. 고난에 찬 개인사에도 불구하고 지키고 있는 밝고 순박한 모습, 혼자서 묵묵히 힘겨움을 삭히는 모습 등은 이모 팬들을 넘어서서 남성 팬들에게도 크게 어필했다.
모두가 함께 꾸는 백청강의 꿈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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