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도한 정치적 해석은 피하고 싶다고 전제한 장항준 감독은 “진실과 정의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도 중요한 일인가를 말하고 싶었다”고. 그는 “요즘은 자기 것을 버리고 가치를 쫓아가는 사람들이 없다. 구닥다리처럼 느껴지는 정의라는 가치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윤지훈(박신양)이나 고다경(김아중) 같은 인물들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라는 배경 역시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과 은폐하려는 사람들 간의 대립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그릴 수 있는 공간으로 선택되었다. 에서 그려진 권력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에 대해서도 그는 어떤 탐욕스러운 개인이나 세력을 비판한다기 보다는 우리 사회의 권력욕과 이기심을 비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쓰레기 같은 놈들은 죽어도 된다”고 말하는 이명한(전광렬)처럼, 대의를 위해 소를 희생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를 들어 보인 그는 “윤지훈이 정의로운 인물이고 이명한이 탐욕스러운 인물이라고 치자. 그 외 나머지는 사실 방관자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뚝심이 이어가는 후반전

자신이 공동 집필하는 11회~20회에 대해 장항준 감독은 “대기업에서 발생하는 의문사를 둘러 싼 이야기와, 한 노인의 죽음을 통해 환경 문제를 다룰 에피소드들이 남았다. 그리고 극 초반에 제시된 서윤형 사건으로 돌아오며 마무리 짓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자칫 격렬한 반발을 살 수 있을 만큼 센 소재들을 늘어놓으면서도 대중의 지지를 사는 데 성공한 은 과연 정의와 진실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뚝심 있게 끝까지 밀어 붙일 수 있을까. “흔들림 없이 지금 이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힌 장항준 감독에게 지금 막 의 후반전이 시작됐다.
글. 이승한 fourte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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