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이 아닌 솔로만으로도 무대를 꽉 채울 수 있는 능력. 태양은 빅뱅 중에서도 가장 먼저 솔로 가수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한 멤버다. 매력적인 음색과 태양만의 그루브는 여전하지만, ‘링가링가’는 파워풀하고 절도 있던 그동안의 퍼포먼스와는 사뭇 다르다. 태양은 지난 11일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예전 퍼포먼스는 매우 디테일하고, 가사에 맞춰서 섬세하게 안무를 짰다. 그때는 ‘퍼포먼스는 이래야 한다’는 어떤 고정관념이 있어서 오히려 부담이 컸다. 이번에는 퍼포먼스가 비교적 자유분방한 편이다”며 ‘링가링가’와 이전 솔로곡 무대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태양의 말처럼 이번 ‘링가링가’는 태양 특유의 리듬감을 살리면서도 틀을 깨는 듯한 자유로움이 무대를 즐겁게 한다. 태양은 이번 ‘링가링가’ 무대를 Mnet ‘엠카운트다운’과 SBS ‘인기가요’에서 선보였다. 어느 음악방송이 태양의 자유분방함을 더욱 살렸을까?

# 인기가요 : 무대는 화려했으나 어지럽다! ★★★


인기가요는 지난 10일 컴백무대보다 17일 두 번째 무대에서 더욱 화려한 세트를 선보였다. 강렬한 힙합 비트에 맞춘 듯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불길과 철창이 돋보였다. 노래 분위기에 따라 바뀌는 조명도 일품이었다. 화려한 세트답게 카메라워크도 화려했다. 카메라는 정신없이 앵글을 바꾸며 태양을 비췄다. ‘투 더 레프트, 투 더 라이트’라는 가사에 맞춰 카메라가 태양의 손짓에 따라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그러나 화려하면서도 가사에 따라 함께 춤을 추는 카메라워크는 오히려 태양의 춤을 감상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그나마 댄서 없이 태양이 홀로 있는 무대에서도 지나친 폭죽과 지나친 클로즈업이 태양을 제대로 비추지 못했다. ‘T 투더 A 투더 E (투더) Y 투더 A N G’라는 가사를 따라 알파벳을 형상화한 안무도 앵글 상으로는 안무가 드러났지만, 화려함에 가려졌다. 화려함의 결정체였지만 어지러웠다. 다행히 댄서들과 함께 사선으로 서서 웨이브를 하는 장면은 차근차근 잡았다.

# 엠카운트다운 : 엠카는 태양의 다리를 사랑했네. ★★☆


14일 ‘엠카운트다운’은 ‘인기가요’보다는 안정된 카메라워크를 선보이는 듯했다. 초반 알파벳 안무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면서도’투 더 레프트, 투 더 라이트’에서는 ‘인기가요’와 마찬가지로 카메라가 왼쪽, 오른쪽 이동하는 재치를 보였다. 고대 신전을 연상케한 무대 세트는 태양의 신비로움을 배가시켰다. 그러나 ‘엠카운트다운’이 ‘인기가요’보다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었던 것에는 과도한 다리 클로즈업 때문. ‘엠카운트다운’은 무려 13차례나 다리를 클로즈업했다. 대부분 다리를 클로즈업한 뒤 상체로 그대로 앵글을 옮겨가는 형식으로 카메라를 비췄다. 그러나 태양의 안무는 다리를 클로즈업해야만 하는 화려한 스텝을 보여주는 안무가 아니다. ‘멈추지마’ 부분에서 발만 까딱까딱하는 안무가 있긴 하지만, 이 부분 마저도 태양의 전체적인 제스처와 함께 봐야만 느낌을 살릴 수 있다. 다리 스텝을 강조하는 것은 좋으나 매번 다리를 비추는 카메라워크는 자연스러운 무대 흐름을 방해했다. 차라리 ‘인기가요’의 화려함의 더 나았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Mnet,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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