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럽게 오려내 스크랩해둔 청춘만화의 한 페이지를 펼쳐보는 것만 같다. 소녀는 동급생 소년과 공유했던 작은 떨림의 순간을 되뇌고, 그 마음을 뒤늦게 고백한다. 비밀스럽게 닫아둔 일기장에도, 친구와 무심코 주고받는 노트 위 낙서에도 소년의 이름만이 가득하다. '잊고 싶지 않은 너의 그 느낌 너의 눈빛 / 밤이 되면 꺼내보는 내 맘속 기억들 네 기억들'이라고 속삭이는 걸스데이의 '나를 잊지마요' 는 수줍은 소녀의 노래다. 무대 위에선 떠올리기...
13회 JTBC 밤 9시 50분 결혼은 미친 짓이다. 지금까지 방송됐던 (이하 )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훈(성준)과 혜윤(정소민)의 결혼은 자꾸만 불거지는 집안의 갈등, 당사자들의 자격지심 탓에 번번이 벽에 부딪히다 결국 이별로 이어졌다. 또한, 오랫동안 사귀어온 기중(김영광)과 동비(한그루)는 결혼을 언급하는 순간 관계의 균형을 잃고 말았다. 는 결혼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끊임없이 제시함으로써 만만...
다섯 줄 요약 쌍꺼풀 없이 “밋밋”하게 생긴 탓에 웬만한 여자 배우들과 모두 환상의 조합을 보여준다는 박시후가 “나의 정체를 모르겠다”며 를 찾았다. 는 다섯 개의 예능 섭외를 거절하고 를 찾은 그를 위해 , 등 타 예능 포맷을 빌리며 박시후를 맞이했고, 이에 박시후는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까지 덧붙이며 호응했다. MC 한혜진은 그를 “까도, 까도 끝이 없는 양파남”이라 칭하며 그의 정체성 탐구에 마침표를 찍었다. Best or W...
13-14회 JTBC 토-일 저녁 8시 45분 는 제목과는 달리 자식 문제로 속 끓이는 부모 이야기가 핵심이 아니다. 주인공 부부인 희재(유동근), 지애(김해숙)와 장녀 소영(엄지원)의 갈등이 가장 극적으로 그려지긴 하지만, 드라마의 진정한 핵심은 그러한 부모로서의 정체성 이전에 한 인격체로서의 존엄한 여생에 대해 고민하는 중노년 세대의 이야기다. 이것은 특히 이 작품에서 제일 먼저 등장해 꾸준히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갈등인 희명(송승환), 유...
SBS 일 밤 11시 5분 은 고장난 자본주의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세계의 여러 지역을 찾아다니는 여행기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는 상위 1%만을 위한 체제로 변해버린 자본주의로 인해 신음하는 99%의 사람들이 있고, 바로 전 시간대 드라마 에서 세경(문근영)의 가족이 겪는 중산층의 몰락은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재앙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집을 잃은 한 미국 가족의 집이 된 낡은 차 한대와, 갓 태어난 아기에게...
다섯 줄 요약 호스트는 tvN 의 김현숙이었지만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지난주 화제가 된 대선주자 3인의 TV 토론을 보며 “ 가 뭘 어떻게 해도 저보다 재밌지는 못할 텐데” 싶어 걱정이 앞섰다는 장진 감독의 우려와 달리, 이를 패러디한 '베이비시터 면접 2'와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는 그 어느 때보다 풍자의 묘를 살린 성공작이었다. 현실의 판세가 흥미로워질 때 '떡밥'도 양산되는 법이지만, 그것을 잘 챙겨먹는 것도 능력이다. Best...
'무릎 팍 도사' MBC 목 밤 11시 15분 한 주 만에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나. 어제 방송은 지난주와는 달리 재개업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 순간도 몰입을 방해하지 않았다. 영화 의 말 타는 장면에 얽힌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하면서도 상대를 지그시 바라보며 분위기를 휘어잡는 정우성은 물론이고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 비슷한 말을 반복한 정우성을 놓치지 않고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지, 그 이유까지 파고든 강호동의 순간 집중력은 살아있는 ...
1회 MBC 뮤직 목 밤 11시 수년에 걸쳐 러브콜을 보내온 MBC '무릎 팍 도사'가 돌아왔지만, 장동건이 택한 것은 이었다. 섭외가 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토크 프로그램의 첫 방송에서 톱스타의 등장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고 홍보 효과 또한 톡톡히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모처럼 귀한 손님을 모셔오는 데 성공했다 해서 그가 마치 감히 범접할 수조차 없는 존재인 양 수동적이고 황송해 하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프로그램은 그 '반'에서 멈춰버릴 ...
다섯줄 요약 명희(송옥숙)와 조이(윤은혜)는 서로의 정체를 확인하지만 두 사람만의 비밀로 간직한 채 눈물의 이별을 하고, 명희가 두고 간 신발을 돌려주기 위해 옛 동네를 찾아간 조이는 정우(박유천)의 모습을 훔쳐보며 마음이 설렌다. 그리고 점점 심경의 변화를 겪는 조이를 지켜보는 해리(유승호)의 마음에는 더욱 더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다. 한편, 정우는 정명(오정세)을 통해 전달 받은 조이의 조언을 토대로 청소아줌마(김미경)를 강상득을 죽인 범...
1회 월-금 SBS 저녁 7시 15분 김영인 작가는 전작인 에서도 주요 인물을 입양아로 설정하고 폐쇄적인 혈연 공동체를 넘어서는 가족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시도한 바 있다. 한 발 나아가 입양아가 가족과 화합하고 행복을 찾아나가는 내용을 중심 줄거리로 삼은 의 기획의도에 담긴 선의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1회에 묘사된 모습은 그 기획의도를 무색케 한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직접 제 학비를 벌고, 야간조 소방대...
다섯 줄 요약 첫 번째 결혼의 상처를 뒤로 하고 아이와 새 삶을 꿈꾸는 임재희는 '돌싱' 남자 둘을 만난다. 키가 크고 마른 남자가 이상형이라는 여자는 첫 인상이 좋지 않았던 최봉원을 먼저 선택해 식사를 하고 남자의 직장을 방문하며 1박 2일 데이트를 마쳤다. 데이트 내내 불편해 보였던 여자는 다음 날 1살 연하에 아이가 없는 서민혁과 화기애애한 데이트를 즐겼지만 여자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에 당황한 남자의 부모님 반응 때문에 둘 사이는 어색...
KBS2 저녁 8시 50분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서수남과 김수희, 정소녀 등 '가요계의 전설'들이 모인 팀, 문희준과 현진영이 속한 '원조 아이돌의 귀환' 팀, 씨스타와 2PM, 걸스데이 등으로 구성된 '케이팝 한류의 주역' 팀으로 각각 나뉘어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콘셉트는 신선하진 않아도 흥미를 끌 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음악의 참 놀라운 발견'이라는 부제를 밝힌 파일럿 프로그램 은 정작 무엇을, 지금, 왜, 어떻게 말해야 하는...
, '대선특별기획 1부 대선 후보를 말하다' KBS1 화 밤 11시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의 '2012 대선 후보를 말하다'와 탐사보도팀의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들'은 당초 2부작 특집 프로그램으로 기획됐으나 지난 22일 KBS 측의 방송 보류 결정으로 편성이 미뤄진 불운을 겪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하 )이 끝난 지 한 시간 만에 방송됐다는 점이다. 검증단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와 NLL에 대한 문재인 후보의 입장 변화...
My name is 박세영.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고요. 세상 세(世)와 영화로울 영(榮)을써요. '세상을 영화롭게 한다'는 뜻인데, 뜻은 좋죠? (웃음) 1988년 7월 30일 에 태어났어요. 얼굴은 부모님 두 분을 다 닮은 편인데 눈이 엄마를 닮았어요. 언니가 위로 둘 이 있어요. 큰 언니는 저랑 7살이 차이나고, 작은 언니는 5살 차이가 나요. 제가 살짝 늦둥이예요. 첫째 언니가 이민호 오빠의 팬 이에요. 제가 데뷔하기 전...
박세영은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SBS 에서 두르고 있던 노국공주의 비단옷이 꽤나 무거웠으리라 생각될 만치 가벼운 차림, 물 빠진 검정 스키니 진에 다갈색 후디를 헐겁게 쓰고 뉘엿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그녀의 템포에 맞추어졌다. 거울 앞에 서서 한두 번 머리를 쓸어 정리하고, 스타일리스트에게 다가가 허리가 큰 옷에 찔러둔 옷핀을 고쳐 꽂고, 다시 거울 앞으로 돌아와 가만히 본다. 찬 공기가 미처 데워지지 않은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