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MU 2026 CONCERT [소문의 낙원]' / 사진=영감의 샘터
'AKMU 2026 CONCERT [소문의 낙원]' / 사진=영감의 샘터
그룹 악뮤(AKMU)가 노래 속 낙원을 공연장에 펼쳐냈다. 사막을 닮은 원형 무대에서 두 사람과 연주자들이 어우러졌고, 관객들은 노래와 춤으로 화답했다. 무대 위 가수부터 객석의 관객까지 함께 즐기며 '소문의 낙원'을 완성했다.

악뮤는 11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케이스포돔)에서 'AKMU 2026 CONCERT [소문의 낙원]'을 열었다. 전국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서울 공연의 마지막 날 무대로,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총 3만 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 시작 전부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무대에 먼저 자리한 밴드 연주자들이 관객을 향해 손을 흔들자 객석에서도 반가운 인사로 화답했다. 대형 스크린에는 드넓은 바위산이 펼쳐졌다. 메마른 땅과 탁 트인 하늘은 두 사람이 어린 시절을 보낸 몽골을 연상케 했다. 화면 속 산길을 따라 내려오던 자동차가 실제 무대에 등장하면서, 스크린과 무대가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줬다.

차를 타고 나타난 이찬혁과 이수현이 노래를 시작하자 보랏빛 밤하늘은 점차 밝아졌다. 이찬혁은 차 위에 일어서서 노래하며 시작부터 관객들에게 일어나 달라고 요청했다. 두 사람의 활기찬 움직임에 객석의 열기도 달아올랐다.
'AKMU 2026 CONCERT [소문의 낙원]' / 사진=영감의 샘터
'AKMU 2026 CONCERT [소문의 낙원]' / 사진=영감의 샘터
무대는 스탠딩석 관객을 둥글게 감싸는 도넛 모양으로 꾸며졌다. 사방의 관객을 마주하는 360도 무대와 둥근 동선으로 두 사람이 객석 곳곳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사막처럼 꾸민 돌출 무대는 스크린 속 풍경과 어우러져 공연장 전체에 통일감을 줬다.

'햇빛 bless you'에서는 원형 무대를 활용한 연출이 특히 돋보였다. 악뮤가 차를 타고 둥근 무대를 도는 모습은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이찬혁이 오른쪽과 왼쪽으로 몸을 움직이도록 이끌자 관객들도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듯 스트레칭하며 흥을 더했다.

스크린 속 날씨도 곡의 분위기에 따라 계속 달라졌다. 하늘이 밝아졌다가 구름이 떠다니고 빛이 어두워지는 변화가 노래와 어우러졌다. 배경의 날씨까지 연출에 활용하면서 같은 무대에서도 곡마다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밴드와 코러스도 함께 무대를 꾸렸다. 연주자들은 무대 분위기에 어울리는 의상을 갖춰 입었고, 코러스는 노래에 화음을 더하면서 춤도 췄다. 깃발을 흔드는 기수들까지 등장해 야외 페스티벌을 찾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AKMU 2026 CONCERT [소문의 낙원]' / 사진=영감의 샘터
'AKMU 2026 CONCERT [소문의 낙원]' / 사진=영감의 샘터
연주자들의 의상과 움직임까지 세심하게 맞춘 점도 인상적이었다. 악뮤와 같은 풍경 속에 어울리는 옷을 입은 밴드와 노래하며 춤추는 코러스는 공연의 분위기를 함께 만들었다. 이들을 무대의 주역으로 드러낸 연출에서 함께 공연을 만드는 동료들에 대한 존중이 느껴졌다.

악뮤와 밴드, 코러스가 하나의 장면 안에서 어우러지면서 무대는 한층 풍성해졌다. 의상과 동작, 배경이 노래의 분위기에 맞춰 조화를 이뤄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영감의 샘터 설립 이후 첫 단독 콘서트에서 악뮤는 음악뿐 아니라 무대 연출로도 자신들의 색깔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객석에서는 다양한 이들이 공연을 즐겼다. 아이를 안고 공연장을 찾은 어머니부터 중년 부부까지 관객의 연령층은 폭넓었다.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추는 모습은 악뮤 음악의 대중성을 보여줬다.

이수현은 "소문의 낙원에 오신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한다. 이곳에서는 다 함께 추는 춤이 있다"라며 관객의 참여를 유도했다. '소문의 낙원'이 시작되자 안무를 익혀온 듯한 관객들이 함께 춤을 췄다. 가수와 관객이 같은 동작으로 호흡하면서 공연장의 흥도 한층 높아졌다.
'AKMU 2026 CONCERT [소문의 낙원]' / 사진=영감의 샘터
'AKMU 2026 CONCERT [소문의 낙원]' / 사진=영감의 샘터
지난 4월 발매한 정규 4집 '개화'의 수록곡들로 꾸린 구간에서는 함께 춤추는 시간이 이어졌다. 무대 위 이찬혁과 이수현도, 두 사람을 따라 움직이는 관객들도 즐거워 보였다. 악뮤는 관객들이 듣고 따라 부르는 데서 나아가 온몸으로 공연을 즐기도록 이끌었다.

이찬혁은 상대적으로 노래하는 파트가 적었지만 쉴 틈 없이 공연을 이끌었다. 무대 곳곳을 누비고 몸짓으로 호응을 유도하며 객석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수현이 노래하는 동안에도 이찬혁의 움직임이 무대를 채워 두 사람의 호흡이 돋보였다.

'소문의 낙원' 이후에는 화창하던 스크린 속 하늘에 구름이 떠다니고 빛이 조금씩 어두워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어 '라면인건가', '러브 리', '200%', '후라이의 꿈' 등 익숙한 히트곡들이 흘러나와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오랫동안 즐겨 듣던 노래를 반갑게 따라 부르는 목소리가 모여 공연장에 큰 떼창이 울려 퍼졌다.

신곡과 과거의 히트곡을 아우른 구성에서는 악뮤의 음악적 변화도 엿볼 수 있었다. 일상을 재치 있게 풀어낸 노래부터 삶의 여러 감정을 다독이는 노래까지, 악뮤가 쌓아온 음악을 두루 들려줬다. 오랜 히트곡과 새 노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지금의 악뮤를 보여줬다.
'AKMU 2026 CONCERT [소문의 낙원]' / 사진=영감의 샘터
'AKMU 2026 CONCERT [소문의 낙원]' / 사진=영감의 샘터
멘트는 많지 않았다. 악뮤는 노래와 연주로 공연을 촘촘하게 채우면서도 관객이 함께 즐길 틈을 마련했다. 곡 사이에 건넨 짧은 말에는 노래에 담긴 마음이 묻어났다. 이수현은 "소문의 낙원에서 우리와 함께하는 밤이 여러분의 삶에 예쁜 퍼즐 조각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춤추던 공연장에 각자의 일상을 다독이는 따뜻한 위로가 더해졌다.

끝까지 신나게 즐기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이수현은 "내일이 없다. 오늘 여기서 걸어가는 사람은 없고, 기어가는 사람만 있도록 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관객의 마음을 어루만지다가도 다시 춤추게 하는 악뮤의 공연에는 위로와 흥이 함께했다.

악뮤가 마련한 '소문의 낙원'에서는 누구나 노래하고 춤출 수 있었다. 두 사람과 연주자들이 쌓아 올린 무대에 관객들의 목소리와 움직임이 더해졌다. 함께 노래하고 춤춘 시간은 이수현의 말처럼 일상에서 꺼내 볼 '예쁜 퍼즐 조각'이 됐다.

서울 공연을 마친 악뮤는 오는 11월 7일 강릉을 시작으로 11월 21~22일 대구, 12월 5~6일 대전, 12월 19~20일 부산, 12월 25일 광주에서 전국투어를 이어간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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