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 청담동 나무엑터스 사옥에서 '포핸즈' 종영을 기념해 장규리와 만났다. '포핸즈'는 음악 천재들이 모인 예술고등학교에서 만난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경쟁과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장규리는 절대음감을 지닌 비올리스트 홍재인 역을 맡았다.
극 중 강비오(송강)와 최정요(이준영)는 음악을 매개로 오랜 시간 깊게 얽힌 관계로 그려졌다. 작품이 BL 장르가 아님에도 두 사람의 관계성과 감정선을 두고 동성애 코드를 연상한다는 일부 시청자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장규리는 이러한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했다.
비오와 정요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재인의 감정 역시 단순하지 않았다. 재인은 오랜 시간 비오의 곁을 지키며 그를 사랑했지만, 장규리는 두 사람이 반드시 연인으로 이어지는 것을 재인의 결말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그는 "연기한 입장에서는 재인이가 비오를 남자로서 좋아하는 마음이 그렇게 크게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그게 재인이의 성장이지 않을까 싶었다. 꼭 두 사람이 이어져야만 재인에게 해피엔딩인 건 아니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오를 사랑하는 건 재인에게 굉장히 중요한 삶의 일부지만 그 사랑 때문에 삶이 무너지거나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재인 역시 자신만의 성장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비오라는 예술가 자체를 사랑한 것도 있었을 거다. '이 예술가를 지켜주고 싶다', '내가 받은 위로를 세상 사람들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분명히 있었을 것 같다"며 "그런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비오가 재인을 좋아하는 마음이 크게 나타나지 않더라도 재인은 오랫동안 그의 곁을 지킬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오가 정신적인 부분을 이겨낸다면 천재적인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는 마음도 재인에게 있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규리는 재인의 10대와 20대에도 차이를 뒀다. 그는 "10대 때는 감독님과 시안 작업도 많이 했다. 머리를 하나로 묶거나 핀을 꽂으면서 조금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주려고 했다"며 "20대에는 매니저로 일하는 시기인 만큼 조금 더 갖춰진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슈트나 트위드 세트업을 입기도 했고 메이크업도 10대 때보다 색감을 조금 더 얹어 차분하게 표현했다"며 "재인이는 자기 취향도 확실하고 잘 꾸미는 사람일 것 같았다. 스카프나 시계 같은 부분도 20대 모습을 표현할 때 특히 신경 썼다"고 덧붙였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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