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 만에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들과 다시 만난 뮤지컬 '몽유도원' 무대에 새로운 연출이 도입된 모습. / 사진=(주)에이콤
49일 만에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들과 다시 만난 뮤지컬 '몽유도원' 무대에 새로운 연출이 도입된 모습. / 사진=(주)에이콤
49일 만에 다시 막을 올린 뮤지컬 '몽유도원'이 보다 정교해진 작품으로 돌아왔다. 단순한 재공연이 아니었다. 스토리 전반의 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재정비에 가까웠다.

'몽유도원'(연출 윤호진)은 앞서 지난 1월,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열었다. 이후 약 49일 만인 지난 11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로 무대를 옮겼다. 약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작품은 배우와 연출 등 전반에 변화를 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뮤지컬 '몽유도원'은 최인호 작가의 소설 '몽유도원도'를 원작으로 한다. 소설은 삼국사기 속 '도미전' 설화를 모티프로 삼았다. 백제의 왕 여경(개로왕)은 꿈에서 본 여인 아랑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아랑은 목지국의 지도자 도미와 이미 혼인한 사이다. 어느날, 여경은 도미가 잘못 쏜 활에 맞아 우연히 아랑을 만나게 되고, 이후부터 여경의 소유욕이 시작된다. 아랑을 향한 여경의 갈망은 점점 분노로 변해 끝내 도미의 두 눈을 멀게 한다. 자신을 향한 여경의 광기 어린 집착에 아랑은 결국 얼굴에 스스로 상처를 내기로 결심한다.
사진=(주)에이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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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도입부다. 여경이 괴수들에게 쫓기는 꿈속 장면은 기존 전면 스크린 중심 연출에서 벗어나 '샤막'(Cyc) 스크린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관객이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속도를 더하는 동시에 긴장감을 한층 강화했다.

이어 아랑의 등장은 이번 재정비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기존에는 무대 지면에서 등장했던 아랑을 이번에는 꽃 그네를 타고 내려오게 하면서 여경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아랑의 신비로움이 관객에게도 직관적으로 전달되도록 했다.

서사 역시 1차 때보다 촘촘하게 다듬어졌다. 궁에서 여경과 도미, 아랑, 향실이 대면하는 장면에서는 인물의 위치를 재배치하는 등 디테일한 변화가 더해졌다. 또 1차 때는 분리되어 있던 일부 장면을 하나로 묶으면서 불필요한 호흡을 줄이고 흐름을 보다 간결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장면 간 연결이 매끄러워지면서 극의 몰입도가 높아졌다.
사진=(주)에이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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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 변화도 눈에 띈다. 해수의 신하들과 진림이 신하들이 대립하는 장면에서는 동작의 밀도와 속도를 끌어올리며 역동성을 강화한 듯 보였다.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궁 특유의 분위기를 적절히 환기시켰다.

초연 당시 극찬을 받았던 전면 스크린 연출은 여전히 강점으로 유지됐다. 여경의 독백 장면에서는 어두운 감정선에 맞는 영상 위로 빛이 쏟아지는 효과를 넣어 시각적 집중도를 높였다. 도미와 아랑의 혼례 장면에서는 그래픽 요소를 절제해 앙상블의 움직임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이번 2차 공연은 전체적으로 초연에서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부족했던 호흡과 디테일을 보완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장면의 압축, 연출의 재구성, 안무의 변화까지 모든 요소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정렬된 모습을 보였다.
사진=(주)에이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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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공연 당시 작품은 무대·영상·군무·음악·연기·시나리오 모두 군더더기 없는 조화를 이루면서 '육각형 작품'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NOL 평점에 따르면 10점 만점 중 9.7점을 받았다. 잠실 공연에 앞서 제작사 에이콤은 "한층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진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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