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 151회에서는 진짜 가족으로 존중받지 못해 외로워하는 탈북민 아내와 그런 아내가 경제적인 이유로 자신에게 접근했다고 믿는 남편, '준가족 부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모임에서 만난 남편의 적극적인 구애로 인연을 맺었다는 '준가족 부부'. 두 차례 탈북 시도 끝에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아내는 이번이 네 번째 결혼이고, 남편은 사별의 아픔 끝에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됐다고. 각자의 사연을 딛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 두 사람이지만 서로를 향한 의심으로 진정한 부부의 느낌을 받고 있지 못한다며 오은영 박사를 찾았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여기는 채권추심하는 자리가 아니다. 생활비 100만 원 받으러 이 자리에 나왔습니까?"라고 아내를 강하게 질책한 뒤, 이 자리는 서로의 아픔과 힘듦을 이해하고 들어보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은영 박사는 험난한 탈북 과정과 불안정한 결혼 생활을 겪어온 아내에게 생활비는 곧 안정된 삶의 상징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집 명의도 또 다른 갈등의 불씨였다. 아내는 "남편이 함께 살던 집의 명의를 남편의 자녀들에게 넘기면서 자신에게 단 한 마디 상의도 없었다"라며 "나를 아내로 생각하긴 해?"라고 분노했다. 이에 남편은 사별 후 서류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아내는 남편이 당시 혼인신고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집을 전처 사이의 자녀들에게 증여했다고 주장했다.
남편은 아내가 중국에 있는 아들의 존재를 미리 자신에게 밝히지 않았다며 돈 때문에 자신을 만난 것 같다는 의심을 더욱 확고히 했다. 그러나 아내는 "아들 있다는 것을 숨긴 적 없다. 내 명의의 집도 있는데, 내가 재산 보고 왜 이 사람을 만나겠나. 처음부터 시누이들이 나를 돈 노리는 꽃뱀으로 몰아가더라. 아직까지 가족으로 인정 못 받고 있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아내는 남편이 사소한 일상이나 가족의 중요한 문제를 자신에게 전혀 공유해 주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집 명의 이전뿐만 아니라, 남편의 아들이 독일에 간 소식을 친척을 통해 듣는다거나 가족의 경조사까지도 전혀 공유받지 못한다는 것. 그러나 남편은 아내가 관련한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사별의 아픔을 언급하며 이야기의 핵심을 피했고, 갈등은 반복됐다.
오은영 박사의 힐링 리포트는 명쾌했다. 남편에게는 매달 생활비 자동이체를 통해 아내에게 상징적 의미인 생활비를 존중해줄 것을, 아내에게는 비장함은 내려놓고 거칠고 센 언어적 표현들을 덜어낼 것을 권유했다. 이어 부부의 사소한 일상을 장벽 없이 주고받으며 '준가족'이 아닌 진짜 가족으로 거듭나길 당부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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