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9년 6월 29일생. 한 살 어린 남동생이 있다.
의 공칠구를 귀엽게 표현한 이유는 완벽하고 빈틈없는 캐릭터에 흥미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빈틈에 사람들이 공감할 것 같아서 어떤 캐릭터든지 빈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송)새벽이의 장점도 그거다. 빈틈 있는 연기를 되게 잘하는 거. (웃음)
단막극을 다섯 편 하면서 즉흥성을 배웠다. 영화 촬영할 때는 머리가 천천히 돌아가는데 내일 드라마 촬영 들어간다, 그러면 잡생각 다 없애고 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급속도로 떠오른다. ‘큐피드 팩토리’ 오디션도 하루 만에 준비했다.
학교 다닐 때 얄미운 모범생이었다. 잘 노는데 공부도 잘하고. 중학교 때는 전교 4등까지 해봤고 고등학교 때도 전교 20등 정도 했다. 심지어 반장도 매년 했는데 사람 욕심이 많아서 반 친구들과 모두 친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 우리 반에 폭력서클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과도 친해지겠다며 일부러 당구까지 배웠다.
장남이라 부모님의 뜻대로 의대 진학이 목표였다. 아빠가 ‘너 티코 탈래? 그랜져 탈래? 의대 가면 그랜져 탈 수 있다’고 설득하셔서 아무 생각 없이 의대에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성적이 뚝 떨어져서 결국 영남대 화공과에 입학했다.
첫 연기는 아동극 에 3분 등장하는 바보왕자였다. 자스민 공주와 결혼을 약속한 알랄라워리워리세프리카 왕자였는데, 괴짜 같은 연출님이 왕자 이름에 맞는 제스처를 생각해 오라고 하셔서 막 율동도 만들었다. 관객 700명 중에 날 쳐다보는 애들이 거의 없었는데도 재밌었다.
그런데 사투리를 안 쓰고 연기하면 진한 인물이 안 나온다. 깊이 공감하지 못하고 뭔가 가면을 쓴 것 같은 느낌? 아직 내 스스로 어색해서 그런가보다. 그래서 지금도 사투리를 고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
새벽이는 故 박광정 선배 빈소에 갔다가 우연히 만났다. 술을 많이 먹고 화장실에 갔다가 내 자리를 못 찾고 새벽이 옆자리에 앉았다. 그 전에 서로의 공연을 본 적이 있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친구 먹었다. (웃음)
영화 을 함께 촬영한 주원이는 정말 예쁘게 생겼다. 둘이 액션신을 찍고 작은 봉고차 안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주원이를 쳐다봤는데 너~무 예쁜 거다. 주원아, 너 진짜 예쁘다. 얼굴도 조그맣고. 형은 진짜 연기 죽어라 열심히 해야겠다. 하하하하.
옷을 잘 못 입는다. ‘완벽한 스파이’ 제작발표회 때도 새로 산 청바지에 새로 산 운동복 조끼, 예전에 만나던 친구가 골라 준 예쁜 점퍼를 입고 새로 산 워커까지 신고 갔는데, 기사에는 결국 ‘등산복’이라고 나왔다.
연애할 땐 나쁜 남자다. 이선균 형처럼 자상하고 유쾌하고 부드럽게 잘해주지만 보수적일 땐 엄청 단호하다. 난 영화관계자들 만나면 새벽까지 술 마시고 아침에 들어갈 수 있지만, 여자친구가 밤새 술 마시는 건 논리적으로는 공평하지만 본능적으로는 싫다. 내가 여자라면 나 같은 남자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결혼할 수 있는 마땅한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혼자 제주도 여행 가서 지붕 위에 올라앉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가를 케어하고 한 집안의 가장이 될 수 있을까. 한예종 연극원 1학년 때 유치하게 만든 인생 플랜에는 30대 중반에 결혼이 있었는데…(웃음)
글. 이가온 thir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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