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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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김남길·손석구가 택했다…이젠 K-장르물이 통하는 이유 [TEN스타필드]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 있게 파헤쳐봅니다.

최근 한국 콘텐츠 시장에서 스릴러·범죄·호러 같은 장르물이 뜨고 있다. 로맨스와 멜로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강렬한 긴장과 자극을 내세운 작품들이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르물은 극 초반에 시청자에게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최근 콘텐츠 트랜드에 맞는다"며 "장르물이 다양한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트리거, 나인 퍼즐…OTT 장르물 열풍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는 이 OTT가 선정한 '지금 뜨는 콘텐츠' 리스트에서 이날 오후 5시 기준 6위에 올랐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이 작품은 이 리스트에서 한 달 넘게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넷플릭스 '지금 뜨는 콘텐츠'는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영화, 예능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리스트다.

'트리거'는 배우 김남길과 김영광 주연으로 나오는 액션 스릴러다. 이 작품은 지난달 공개 직후 대한민국 TOP10 시리즈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3일 만에 290만 시청 수를 달성하면서 글로벌 TOP10 시리즈 (비영어권)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작품은 몰입감 있는 전개와 예측 불허의 사건, 긴장감 넘치는 캐릭터 묘사로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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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올 상반기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 퍼즐'도 큰 인기를 끌었다. 김다미와 손석구라는 캐스팅 조합으로 화제를 모은 '나인 퍼즐'은 연쇄 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다. '나인 퍼즐'은 공개 직후 대한민국, 일본, 홍콩 등 3개국 1위를 기록했고, 또 공개 첫 주 만에 TV-OTT 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 2위에 오르는 등 높은 화제성을 보였다.

앞서 지난해 11월 종영한 MBC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스릴러 장르의 성공적인 흥행을 견인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진실을 좇는 부녀 스릴러다. 특히 배우 한석규는 노련한 연기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살리면서 2024년 연기대상을 거머쥐는 등 좋은 성과를 냈다.
/ 사진제공=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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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전개와 보편적 인기가 흥행 비결"
전문가들은 "스릴러나 범죄물 같은 장르물이 마니아층을 모으면서 많은 시청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과거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과거 'K드라마=로맨스'라는 공식이 당연시되던 시절도 있었다. 반면 최근에는 가벼운 로맨스 코미디나 멜로물의 영향력이 예전만큼 압도적이지 않고, 대신 장르물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같은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진 세대는 초반 5분 안에 '훅을 원한다"며 "멜로나 로맨스 코미디는 인물과 관계를 쌓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스릴러는 시작과 동시에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플랫폼 시대에 적합한 장르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로맨스는 국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액션과 스릴러는 보편적으로 통한다. 글로벌 투자금이 들어오는 OTT 시대에 장르물이 제작비 확보와 해외 판권 판매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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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 송강, 이도현…'장르물 적합 배우' 인기
배우들의 행보도 이런 트랜드에 맞춰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로맨틱 코미디 등으로 얼굴을 알린 뒤 점차 장르물로 영역을 넓혔지만, 최근에는 요즘은 데뷔 초반부터 스릴러나 액션 등 강렬한 장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영화 '버닝'으로 데뷔해 '콜'과 '발레리나'에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 전종서를 비롯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송강 등이 이런 사례다. 이밖에 '더 글로리' '스위트홈' 등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이도현, '무빙' '환혼' 등 다양한 장르물에서 폭넓은 존재감을 발휘한 고윤정 등도 있다.

이처럼 변화하는 흐름은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기획과 투자, 시청자의 빠른 소비 패턴이 맞물리면서 K콘텐츠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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