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이진(남주혁 분)은 태양고 4인방을 데리고 수학여행 콘셉트로 간 여행에서 나희도에게 그의 아빠 이야기를 들었다. 나희도는 "나는 혼자 사는 법을 조기 교육 받았다. 금방 익숙해지더라"며 돌아가신 아빠를 그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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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도는 아빠의 기일을 앞두고 아빠가 생전 만들었던 나무의자가 낡아가는 게 신경 쓰였다. 엄마 신재경에게 고치자고 말하자 신재경은 며칠 뒤 목공소에 함께 가자고 약속했다. 그런데 약속한 날, 보도국에서는 탈옥범 신창원이 잡혔다는 속보를 전해야 하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 회식 중이던 신재경은 집에 들어가려다 곧바로 방송국으로 돌아가 속보를 전했다. 신재경을 기다리던 나희도는 비 오는 늦은 밤, 혼자 의자를 챙겨 목공소로 향하려 했다. 집앞 계단을 내려오던 나희도는 의자를 놓쳤고, 의자는 산산조각 부서졌다. 나희도가 "어떡하냐"며 속상해할 때 신재경이 뒤늦게 집에 돌아왔다.
신재경은 "미련하게 그걸 혼자 가져가냐"며 핀잔을 줬다. 나희도는 "엄마가 약속 안 지키는 줄은 술 마실 시간 있으면 왔어야지, 뉴스 속보?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며 소리 질렀다. 신재경은 "속보 떴는데 너한테 오냐. 너와 약속이 더 중요하니까? 난 네 엄마이기도 하지만 앵커이기도 하다. 네가 슬퍼도 아파도 시합에 나가듯이 나도 그런 사람이다. 난 네가 크면 이해할 줄 알았다. 네가 빨리 크길 바랐다. 넌 이해할 생각 자체가 없다. 늘 실망할 준비만 돼 있다"고 나무랐다. 나희도는 "그런 이유로 내가 빨리 크길 바랐냐. 난 13살에 머물러 있다. 속보 때문에 아빠 장례식에도 안 온 엄마가 이해 안 돼서 아직 13살에 살고 있다. 엄마 말이 맞다. 난 이해할 생각 자체가 없다. 13살은 이런 거 이해 못 한다"며 원망했다. 이어 "엄마가 아빠 장례식장에 안 왔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그 때는 잘 몰랐다. 그런데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그게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게 됐다. 더 정확하게 알수록 더 상처받았다. 그래서 내 상처는 최신판이 제일 아프다"며 따졌다. 당시 신재경은 앵커로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남편의 부고 소식에도, 장례식장에 가기보다 비행기 추락 속보를 전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했다. 신재경은 눈물을 흘렸지만, 방송에서는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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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나희도는 아빠가 만든 나무의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희도는 백이진 앞에서 "엄마가 아빠가 만든 의자 버렸다. 없다"며 눈물을 쏟았다. 백이진은 나희도를 안아주며 "같이 찾자"면서 달랬다. 백이진은 "방송국 들어와서 처음으로 그런 생각했다.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그런 상황이 너한텐 상처였다니 복잡해진다. 선배 프로 정신 뒤엔 니 상처가 따라오니까"라고 말했다. 나희도는 "이상하다. 나한텐 상처였지만 우리 엄만 널 꿈꾸게 했구나. 그건 그거대로 좋다"고 털어놓았다.
백이진은 나희도에게 직접 의자를 만들어 보라고 조언했다. 나희도는 목공소를 찾아가 목공을 배웠다. 얼마 후 목공소 한 편에서 아빠의 나무의자를 발견했다. 목수는 신재경 아나운서가 맡기고 간 것이라고 했다. 나희도는 뒤늦게 엄마가 아빠의 의자를 버린 게 아닌 수리를 맡긴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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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경은 나희도에게 아빠 산소에 가자고 했다. 남편의 산소에서 신재경은 절을 하던 채로 일어나지 못한 채 오열했다. 나희도는 "엄마 우냐"며 놀랐다. 신재경은 "너 정말 아직 13살이냐. 너 크면 다 크면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 사실 네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 너무 그립다"며 눈물을 쏟았다. 나희도는 "나도 아빠 너무 보고 싶다"며 엄마를 끌어안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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