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내 마음이 들리니>, 휘발되어 버려 더욱 아쉬운 가능성

    <내 마음이 들리니>, 휘발되어 버려 더욱 아쉬운 가능성

    최종회 MBC 일 밤 9시 50분 천사 같은 언어장애인 엄마 미숙(김여진), 순수하고 착하지만 바보라 불리는 아빠 영규(정보석), 치매에 걸린 할머니 순금(윤여정), 혈육보다 더 뜨거운 정으로 그런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소녀 가장 딸 우리(황정음), 그리고 그녀가 사랑하는 청각장애인 청년 동주(김재원). 의 모든 설정은 전형적인 휴먼드라마를 향한다. 그러나 이 작품의 매력은 대놓고 휴먼드라마를 표방하면서도 마냥 감상주의로 흐르지 않았다는 점이...

  • <2PM쇼>, 잘 노는 2PM이 다시 돌아왔다

    SBS플러스 토 밤 11시 “잘 들 노네” 멘트 하나가지고도 서로 놀리며 배를 잡고 웃는 2PM 멤버들 밑에 적혀있던 자막이다. 는 과거 MBC every1 과 Mnet 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내버려두면 알아서 잘 노는 2PM`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왔다. 시청자들이 소재를 주고, 제작진으로 직접 참여한다는 큰 틀은 있지만 사실 그것은 정해진 구성없이 2PM 멤버들을 더 자유롭게 풀어둘 수 있는 형식으...

  • <시사매거진 2580>, 대체 무엇을 고발했나

    MBC 일 밤 11시 드디어 공중파 방송에서도 '희망버스'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일까. 지난 주말, 한진중공업의 대량 정리해고 사태에 항의하며 50m 높이의 85호 크레인에서 6개월 넘게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약 만 명의 시민들이 희망버스를 탔다. 하지만 그 사실을 상세히 다루는 매체가 극소수였던 상황에서, 의 한진중공업 해고사태를 보도 소식은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한진중공업이 “높은 가격경쟁력”...

  • <로맨스타운>, 이토록 놀라운 블랙 코미디

    <로맨스타운>, 이토록 놀라운 블랙 코미디

    18회 KBS2 수-목 9시 55분 로또는 다시 공중으로 날아갔다. 18회 마지막 장면은 '육쪽 마늘' 식모들과 강태원(이재용) 부부, 건우(정겨운)와 영희(김민준)까지 다함께 당첨금을 찾으러 가던 중 바람에 휩쓸려간 복권을 잡으려는 사람들의 애타는 표정으로 장식되었다. 이 사건이 있기까지 그동안 위선의 세계였던 1번가의 실체는 모두 까발려진 상태였다. 위작과 탈세와 투기의 차례로 빈털터리가 된 영희, 장치국(이정길), 강태원에 이어 사금융을...

  • <20&#39;s Choice>, 권위도, 진짜 감사할 대상도 없는 시상식

    <20's Choice>, 권위도, 진짜 감사할 대상도 없는 시상식

    에서 상을 수상한 이들의 소감은 천편일률적이지 않다. 고마운 사람들의 명단을 읊지도 않고, 상을 받게 되기까지 지나온 날들을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대신 수상의 자리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할 말이 없는 어색한 상황을 어떻게 넘겨야 할지를 고민하는 태도가 역력하다. 20대들의 투표로 이루어지는 단 하나의 여름 시상식. 하지만 '핫 밸런스 스타'라든가 '핫 캠퍼스 여신'과 같이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시상부문이 계속 이어지고, 수상의 기준...

  • '무릎 팍 도사', 현재진행형의 거인 주병진

    '무릎 팍 도사', 현재진행형의 거인 주병진

    '무릎 팍 도사' 수 MBC 밤 11시 15분 방송 초입, '무릎 팍 도사'는 주병진을 모르는 젊은 시청자들을 향해 공언했다. “오늘 '무릎 팍 도사'를 보면 그가 누군지 알 수 있다!” 90년대 초 한국 예능의 문법을 새로 쓴 거인 주병진도 14년의 공백기 동안 '왕년의 스타'가 된 것이다. 하여 '무릎 팍 도사'는 그의 과거를 연대기 순으로 짚으며 젊은 시청자들에겐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가'를 알려주고, 동시대를 보낸 시청자들에겐...

  • <넌 내게 반했어>, 멀기만 한 우리들의 천국

    3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석현(송창의)은 무대공포증 때문에 오디션조차 보지 않으려는 기영(이현진)을 향해 “영원히 구제불능으로 남을래?”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점점 구제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다. 물론 이신(정용화)과 규원(박신혜)의 노예 계약은 두 사람의 “싸우면서 정 드는” 로맨스를 위한 극적 장치로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고, 음식에 집착하는 4차원 준희(강민혁) 캐릭터는 주인공들의 러브라인과는 별개로 아기자기한 번외편을 만...

  • < MUST >, 노래는 설명하는 게 아니라 들려주는 것

    < MUST >, 노래는 설명하는 게 아니라 들려주는 것

    화 Mnet 밤 11시 게스트로 나온 백지영은 자신에게 힘이 되는 노래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꼽으며 최영미의 시집 를 언급했다. 우연이겠지만, 의 출발점은 이 시집에 수록된 '시'의 구절을 떠오르게 한다. '비평가 하나 녹이진 못해도/늙은 작부 뜨듯한 눈시울 적셔주는 시.' 걸음걸음마다 삶의 고단함이 질질 끌리던 시기에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어떤 곡을 무한 리피트 해봤던 이들이라면 힘이 되는 절대음악을 시청자에게 전달해주겠노라 말하는 ...

  • <불굴의 며느리>, '줌마렐라' 드라마의 또다른 순간

    <불굴의 며느리>, '줌마렐라' 드라마의 또다른 순간

    22회 MBC 월-금 저녁 8시 15분 “하버드 졸업하고 월 스트리트서 펀드 매니저로 일하던” 재벌 2세 신우(박윤재)가 남편으로부터 이혼당한 직후 사별한 자사 콜센터 직원 영심(신애라)을 좋아하게 된다. 수많은 '줌마렐라' 드라마가 원 없이 우려먹었던 설정이다. 하지만 영심이 취객에게 희롱당할 때 백마 탄 왕자님처럼 구해 주려던 '총각' 신우가 오히려 한 방 맞고 영심의 도움을 받으면서 팔불출 허당 기질을 보인 것처럼, 뻔해 보이는 설정 안...

  • <무사 백동수>, 전설의 포석을 깐 첫 회

    <무사 백동수>, 전설의 포석을 깐 첫 회

    1회 SBS 밤 9시 55분 에서 액션신은 다소 과장된 형태로 구현된다. 조선 최고의 무사 검선 김광택(전광렬)과 최대의 살수집단 흑사초롱의 천(최민수)이 검을 겨루는 순간에는 꽃잎이 휘날리고, 신체 절단이나 유혈이 낭자한 장면도 예사로 등장한다. 작품의 성격을 명백히 드러내는 초반 승부수는 시각적 효과는 물론 이야기를 강화하는 데도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평생 검과 함께 살아온 무사 김광택은 극한 상황에서도 도를 지키려 노력하지만, 주군인 사...

  • <일인자>, 직업의 세계는 단순하지 않다

    <일인자>, 직업의 세계는 단순하지 않다

    월-화 EBS 오후 10시 40분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그것이 방송의 소재일 때는 특히 그러하다. 기술을 연마하여 스스로를 단련해야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직업에는 드라마가 있기 때문이다. SBS 이 이러한 드라마를 미션과 도전을 통해 버라이어티 쇼적으로 풀어낸다면, EBS 는 보다 정통한 방식으로 직업의 실체를 조망한다. 자동차 판매왕, 국과수 원장,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다루지만, 방송이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 <내 마음이 들리니>, 점점 약해지는 이분법적 세계의 매력

    <내 마음이 들리니>, 점점 약해지는 이분법적 세계의 매력

    28회 MBC 토-일 밤 9시 50분 결국 이것은 소통과 위로와 치유에 관한 드라마다. 인물들은 상실과 결핍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의 상처를 알아보며 위로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선한 캐릭터와 상처를 주는 악한 캐릭터가 너무 정직하게 구분된다는 점은 이 작품의 위험 요소였다. 우리(황정음)와 영규(정보석)와 동주(김재원)는 자기치유 능력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처럼 순한 천사형 캐릭터이며, 진철(송승환)과 신애(강문영)...

  • '남자의 자격', 가장 '남격'다운 것

    '남자의 자격', 가장 '남격'다운 것

    '남자의 자격' 일 KBS2 5시 20분 지휘 경험이 없는 김태원이 지휘의 기초부터 배우는 것으로 시작한 KBS '남자의 자격'(이하 '남격') 청춘 합창단 특집 첫 편은 '남격'의 현재와 무척 닮았다.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과정은 합창단뿐 아니라 다소 어수선해진 '남격'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준혁, 전현무가 팀에 채 융화되기 전에 결정된 신원호 PD의 하차로 인해 '남격'은 사실상 다시 출발점에 섰다. 팀워크도 리더십도 예전 같진...

  • <수미옥>, 너희들은 선생님 명강의 들었어

    <수미옥>, 너희들은 선생님 명강의 들었어

    금 QTV 밤 12시 맛있는 음식이 좋은 대화의 필요조건은 아니지만 충분조건은 된다. 김수미가 단 한 손님을 위해 단 하나의 음식을 만드는 레스토랑 콘셉트의 에는 '김수미가 만든 음식'이라는 토크를 위한 좋은 재료가 있다. 김수미가 선배인 이순재를 맞이하며 준비한 음식은 함흥냉면과 평양왕만두였고, 그 요리를 통해 함경북도가 고향인 이순재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철저히 게스트 중심으로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는 토크를 진행하는 ...

  • 뮤지컬 <잭 더 리퍼>│누구나 가슴 속에 잭 하나쯤은 있잖아요

    뮤지컬 <잭 더 리퍼>│누구나 가슴 속에 잭 하나쯤은 있잖아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난 6월 30일, 남산창작센터에서 공개된 뮤지컬 의 연습현장에 들어오던 슈퍼주니어 성민이 마주치는 사람마다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이번 공연에 새롭게 합류한 그가 맡은 역은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미쳐가는” 외과의사 다니엘. 잭에 대한 두려움과 내재된 욕망, 사랑의 달콤함 사이를 오가야 하는 다니엘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될 만큼 해맑은 웃음이었다. 연습실 바깥 한 편에서는 특종에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