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민 PD는 '더 커뮤니티' 시리즈를 통해 서바이벌 예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 사진제공=웨이브
권성민 PD는 '더 커뮤니티' 시리즈를 통해 서바이벌 예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 사진제공=웨이브
"저는 사실 서바이벌 장르를 즐겨 보는 사람은 아니에요. 게임 규칙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면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어요. '더 커뮤니티2'가 생존보다는 출연진 사이의 관계와 감정에 초점을 맞춘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더 커뮤니티' 시리즈로 서바이벌 예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권성민 PD는 정작 자신은 서바이벌 장르를 즐겨 보지 않는다고 했다. 예능에 인문학적 요소를 접목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온 그는 기존 서바이벌과 차별화된 재미를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최근 종영한 '더 커뮤니티2: 보이지 않는 손'(이하 '더 커뮤니티2')은 서로 다른 자원과 권한을 가진 참가자들이 거래와 협상, 때로는 전쟁을 통해 생존을 겨루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정치와 이념 갈등을 다룬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는 경제와 외교로 소재를 확장했다. 시즌1부터 형성된 탄탄한 마니아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입소문을 탄 시즌2는 웨이브 신규 유료가입 견인 지표에서 4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권 PD는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깊이 빠져든 이유로 출연진의 몰입을 꼽았다.

"저희 프로그램에 과몰입하는 시청자들이 많은 건 출연진이 그만큼 몰입해줬기 때문인 것 같아요. 딜러 역할을 없애고 제작진과의 접촉도 줄였어요. 촬영장에서 시계까지 없애는 등 출연진이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죠."
권성민 PD는 '더 커뮤니티2: 보이지 않는 손'에서 한층 확장된 세계관과 복잡한 이해관계를 통해 현 사회를 조명했다. / 사진제공=웨이브
권성민 PD는 '더 커뮤니티2: 보이지 않는 손'에서 한층 확장된 세계관과 복잡한 이해관계를 통해 현 사회를 조명했다. / 사진제공=웨이브
시즌2는 국가 간 관계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권 PD는 "공통된 제도 없이 거래와 협상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연구원들의 자문을 받아 경제학적 내용을 검증했고, 미국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 등 실제 역사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었다.

"여러 국가를 공통으로 묶어주는 제도가 없다면 거래와 협상만으로 관계가 유지되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경제학은 제가 깊이 알던 분야가 아니라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죠. 전쟁사를 살펴보면서 경제사와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권 PD가 연출적으로 가장 만족한 장면은 피트(이수민)가 배신을 결심하기 전 팀원들과 나눈 대화였다. 그는 "마이야르의 '멋진 신세계'가 나오기 전 피트가 계단에 앉아 팀 언니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며 "피트의 감정이 변하고, 그 변화가 배신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확인해 보니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대화를 나눴더라고요. 촬영이 아닌 '찐' 대화였던 거예요. 하하. 어떻게 편집할지 고민했는데 음향 효과를 활용해 최대한 살리려고 했어요. 피트의 감정 변화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출연자로는 마이야르(승우아빠)와 레나(신혜원)를 꼽았다. 특히 마이야르는 예측하기 어려운 플레이로 긴장감을 높이며 이번 시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권 PD는 서바이벌 경험이 없는 마이야르에게 뛰어난 게임 실력까지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실제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처음 미팅할 때는 해외 일정을 마치고 바로 오셔서 그런지 질문에도 짧게 답하시더라고요. 의욕이 없어 보여서 '계속 이러시면 적당히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10분쯤 지나니 질문 하나하나를 깊이 고민하며 몰입하시더라고요. 그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권성민 PD는 '더 커뮤니티' 시즌3 제작 가능성을 열어두며 시리즈의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사진제공=웨이브
권성민 PD는 '더 커뮤니티' 시즌3 제작 가능성을 열어두며 시리즈의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사진제공=웨이브
결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더 커뮤니티2'는 최종회에서 게임 규칙을 두고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권 PD는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지만 골드팀이 완전히 배제되는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골드팀이 배제되면서 후반부에는 저희가 설정한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모두 예측하겠어요. 그렇다고 제작진이 개입할 수도 없었고요. 방송 이후 해명문을 올린 건 시청자들께 죄송했기 때문이에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성의껏 설명하는 게 제작자로서의 예의라고 생각했어요."

시즌3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권 PD는 "삼권분립을 소재로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는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시즌1에서 정치, 시즌2에서 경제를 다룬 데 이어 다음 시즌에서도 새로운 분야를 예능에 접목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법뿐만 아니라 철학, 종교, 문화인류학 등 다뤄보고 싶은 분야가 무궁무진해요. 이런 소재들은 다큐멘터리에서는 다뤄졌지만 예능에서는 적극적으로 다뤄진 적이 많지 않거든요. 예능 PD로서 앞으로도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어요."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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