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노지마 신지의 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끝까지 다 본 작품도 2003년의 와 2004년의 가 전부다. 많은 이들이 추천했던 도 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노지마 신지의 드라마 자체가 자극적인 설정이나 스토리 때문에 호오가 분명하게 갈리는 편인데다 나 역시 어딘가 신경을 긁는 듯한 그의 이야기들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노지마 신지가 '연인 교환'이라는 도발적인 소재이자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로 돌아온다는 사실은 흥미...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 언젠가 갑자기 수많은 사람들이 싸이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구스타프 클림트의 와 같은 작품들을 올리며 클림트의 팬을 자처했던 적이 있다. 물론 클림트는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탁월한 미술가다. 화려한 여성편력 때문에 퇴폐적 천재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그는 사실주의적 '재현'과 장식적인 아르누보의 '표현' 모두에 정통한 인물이다. 물랑루즈의 포스터를 그렸던 아르누보의 대가 툴루즈 로트렉처럼 벽화를 비롯한 종합적 작업을 많...
황인뢰 감독은 굉장히 바빴다. 다른 드라마와 달리 거의 사전 제작에 가까운 제작 일정으로 드라마를 찍어 조금은 여유가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그는 촬영이 없는 날이면 하루 종일 드라마의 후반 작업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었다. 황인뢰 감독은 MBC 의 촬영을 2월말까지 모두 끝내고 나면 후반 작업을 통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최대한 올려놓을 생각이다. 어쩌면 황인뢰 감독은 우리에게 후반으로 갈수록 드라마의 완성도가 좋아지는 기이한 경험을 시켜줄지...
“그가 다시 내가 있는 이 시대로 돌아온 것이다.” MBC 에서 월희(윤진서)는 일지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지금 에 대한 가장 어울리는 설명일 것이다. 고우영 화백의 만화 를 바탕에 둔 는 지금도 한국 만화사의 걸작으로 꼽히는 원작을 2009년에 돌아오게 만든 가장 충실한 재현이자, 30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까지 하는 요즘 시대에 왜 일지매가 돌아올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원작 만화의 ...
신해철, 자신이 입시학원 광고 모델로 출연한 것에 대해 11일 미니홈피에 '광고 대박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신해철은 “예상대로 반응이 불을 뿜네요..ㅋ. 사교육 시장에 에너지를 팍팍 넣어주신 결과, 엉뚱하게도 제가 득템했다. CF 역시 아티스트에겐 표현의 일종이고, 이번 광고 출연은 평소 교육에 대한 내 생각의 연장이며, 평소의 내 교육관과 충돌하는 부분이 없다. 착각하시는 분들은 다음 글을 읽어보세요. 며칠 내로 시간 좀 나면 올리죠”...
MBC 는 故 고우영 화백의 만화 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대개 만화를 드라마로 만드는 경우 재미난 설정이나 캐릭터만 쏙 갖다 쓰고 원작은 단물 빠진 껌처럼 뱉어 버리는 데 비해 는 만화 고유의 재미를 제법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아니, 모를 수도 있겠다. 아직도 '카타르시스'가 '햄릿 아빠 이름' 이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고전이라고 해서 누구나 다 읽었으리라 짐작하는 것은 섣부른 기대일 테니...
일지매 : 아저씨를 구하는 대로 곧 돌아올게. 월희 : 이러지 말고 나도 같이 가면 안 될까? 일지매 : 내가 또 가버릴까 봐? 월희 : … 일지매 : 월희, 고마워. 월희 : 뭐가. 일지매 : 살아있어 줘서. 난, 이제는 절대로 월희를 놓지 않을 거야. TV에서의 일지매는 이제 겨우 일본에서 돌아와 월희와 재회할 참이지만 현장에서의 일지매는 이미 이야기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해 여름부터 사전 제작에 들어가 지금은 1...
내가 줄리엣 달링(사미라 암스트롱)이면 얼마나 좋을까…. 적어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돼지갈비 냄새를 풀풀 풍기는 코트에 페브리즈를 뿌릴 때(줄리엣이라면 이틀 연속 같은 코트를 입는 일, 아니 같은 코트를 두 번 이상 입는 일조차 없을 거다), 입고 갈 옷이 마땅치 않아 점 찍어둔 남자가 올 것이 확실한 파티에 가지 못할 때(줄리엣이라면 단지 관심 가는 남자를 보기 위해 직접 휘황찬란한 파티를 열겠지), 그리고 무엇보...
MBC 밤 12시 10분 여당과 야당은 지난 2일부터 2월 임시국회를 열었다. 하지만, 혹은 역시나 현재의 국회는 입법투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디어법 개정 등 쟁점법안에 대해 한쪽에서는 경재를 살리기 위한 구국의 해법으로 한쪽에서는 MB악법이라 말하고 있다. 전혀 다른 양측의 입장도 입장이지만 지난 국회에서 쟁점법안 처리에 실패해 “이번에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한나라당이나 “숫자의 힘으로 마음대로 밀...
작년 11월 27일, 헌법 재판소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이하 코바코)의 광고판매 독점체제에 대해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보장할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코바코에 방송광고를 독점하도록 한 것은 민간 광고대행업체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이와 함께 민영 미디어렙 도입에 대한 요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10일 목동 방송회관에서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주최로 '민영 미디...
25시간 연속되는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도 서로의 장난에 심심할 겨를이 없었다는 쥬얼리S, 이 두 소녀에게 2008년 폭발적인 카리스마로 가요계를 강타했던 쥬얼리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얼굴에 정면으로 내리쬐는 조명에도 연신 “까르륵 까르륵”이다. 좋겠다~ 요 귀엽고 깜찍한 아가씨들아! 쥬얼리로 활동했던 'One more time'과 달리 쥬얼리S의 노래 'Date'는 귀엽고 상큼한 분위기다. 변화가 어색하지는 않는가. 주연 : 무슨...
사람의 얼굴에는 43개의 근육이 있고, 이 근육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표정은 10만 가지가 넘는다. 아무리 포커 페이스에 강한 사람이라도 무의식적으로 표출하는 얼굴 표정이 있는데, 약 0.2초의 짧은 시간에 나타나는 이같은 감정표현을 '마이크로 익스프레션' (micro-expression) 이라고 한다. 폭스 채널의 새로운 시리즈 (Lie To Me)는 이같은 얼굴 표정은 물론 손짓, 억양 패턴, 시선 방향 등 다양한 반응을 관찰해 상대방이 ...
남자 후배 녀석들은 늘 그랬다. 아기고양이 같은 얼굴로 모든 일에 흥분하고, 모든 꿈에 희망차고, 모든 감수성에 새롭게 반응하던 그들은 군대에 갔다 오는 순간 소년을 내 던지고 훌쩍 아저씨가 되어 버리고는 했다. 단지 나이를 더 먹어서 의젓해졌다거나 철이 들었다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 세상을 움직이는 진짜 규칙과 은밀한 법도들을 알아버렸다는 듯 무심해지는 그들의 얼굴이 어딘가 낯설고 어색해서 나는 좀처럼 예비역이 되어버린 후배들과는 편하게...
지문 다가가기 “우린 진짜 시청자들이 뭘 원하는지 알았어. 독한 거. 그래서 우리 독한 개그 준비했다!”며 당당히 선전포고했던 '독한 것들'은 말한다. “난 드라마에 빠져 살고 있는 아줌마들에게 이야기 할 거야. 지금도 옆 방송 드라마 보면서 이런 상상 하지? '아, 나도 저렇게 잘 생긴 연하남이 나에게 대쉬하는 거 아냐?' 그건 드라마고 현실은 달라! 그 드라마에 현실이 있다면 남편이 바람피우는 거야! 모든 연하남이 다 이동욱처럼 잘 생겼을...
KBS 는 할 말이 많은 드라마다. 그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가 많다는 게 아니라, 그것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말을 하게 만든다. 좋아서 보는 사람들도 다 안다. 이 드라마가 공들여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는 원작을 얼기설기 짜깁기한 수준이고 캐릭터에도 일관성이 없다. 연출이나 편집 또한 촌스럽고 작게는 소품부터 크게는 음악까지 드라마를 받쳐주는 요소들이 허술하다. 그럼에도 비교적 너그럽지 않은 한국 시청자들은 ...